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메타버스사업을 위한 기술 개발과 투자에 고삐를 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친 말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문화, 경제, 사회활동을 즐길 수 있는 가상공간으로 비대면과 디지털시대 사업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 초기부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기술을 적용한 콘텐츠사업의 잠재력을 높이 바라봤는데 메타버스시장의 개화로 5G서비스영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1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기존 신사업추진단을 세분화해 7월 새롭게 개편한 콘텐츠플랫폼사업단에서 확장현실(XR), 증강현실, 가상현실기술을 도입한 메타버스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콘텐츠플랫폼사업단은 CEO 직속조직인 만큼 황 사장이 직접 사업 추진 등을 관장하며 메타버스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 관련 시장 규모가 2019년 51조 원에서 2025년 537조 원, 2030년 170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유플러스 콘텐츠플랫폼사업단은 메타버스 관련 기술기업 등 투자와 관련해서는 회사 전략담당부서와 협업하고 증강현실 등을 비롯한 원천기술 개발 자체는 기술부문조직인 서비스랩과 힘을 합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메타버스부문에서는 현재 원천기술 개발 쪽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부분에서 증강현실안경 등 메타버스 관련 기기를 비롯해 협업할 수 있는 기업에 지분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타버스사업은 단순 증강현실기술 등이 적용된 콘텐츠만이 아니라 원격화상회의, 온라인 가상전시관 등 서비스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에 더 힘을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우선 기존 LG유플러스 서비스에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가수 등 아티스트들의 콘텐츠에 특화한 아이돌라이브 애플리케이션(앱), 프로야구와 골프 등 스포츠 콘텐츠앱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는 메타버스서비스를 도입하기 좋은 분야로 꼽힌다.
실제로 메타버스서비스 관련 시장이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분야에서 먼저 활성화되고 있기도 하다.
황 사장은 6월30일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사례를 들며 “메타버스가 앞으로 굉장히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메타버스 개념을 적용해 아이돌그룹 엑소의 가상전시관을 만들어 운영했는데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서비스 개시 3일 만에 세계 각국에서 고객 20만 명이 접속했다.
황 사장은 비대면과 디지털시대 메타버스 서비스에 관한 수요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메타버스에서 LG유플러스 5G사업의 새로운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투자에 경쟁사들과 비교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황 사장은 메타버스부문에서 만큼은 LG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지분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 계열사들과 인공지능부분 등에서도 기술과 인력 등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사업을 키워가는 데도 이런 장점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그룹의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미국 가상엔터테인먼트 콘텐츠분야 스타트업 웨이브 투자에 참여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유플러스를 포함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CNS 등 그룹 주요 계열사 6곳이 출자해 만든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조직이다.
웨이브는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서비스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존 레전드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가상현실 바탕 라이브 콘서트를 50차례 이상 기획, 진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웨이브 투자와 같이 그룹 계열사들과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나 기기분야 전도유망한 기업에 지분투자를 한다거나 공동으로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며 “여러 가지 방식을 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