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임원 영입에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은 느린 의사결정시스템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유일의 경력직 채용포털 비즈니스피플은 최근 헤드헌터 회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기업들이 임원 영입에 실패하는 주요 요인으로 '결정을 빠르게 하지 못하는 느린 의사결정 시스템'(24.9%)과 '적절한 연봉을 제시하지 못하는 보상 정책의 경직성'(21.6%)이 가장 많이 꼽았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비즈니스피플의 조사결과는 실패 원인이 후보자 부족 같은 외부요인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기업들은 능력 있는 임원을 영입하기 위해 최근 헤드헌팅을 적극 활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잡한 의사결정시스템을 그대로 고수하거나 자체 연봉구조를 고집하는 것은 곧 최고경영진의 영입의지 부족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응답한 헤드헌터의 18.8%는 영입 실패의 주원인으로 '최고경영진의 의지 부족'을 꼽았다.
'어떤 임원을 필요로 하는지가 모호하다'(18.1%)는 점도 주요 실패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고경영자가 의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한 번 찾아보라'라는 막연한 지시를 내리는 바람에 구체적 영입계획도 세우지 않고 추진하다 영입에 실패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임원을 영입할 때 중시하는 요소로 디지털 전문성과 현장경험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기업들이 어떤 임원의 영입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헤드헌터들은 '동종 업계 또는 직무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임원'과 '디지털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임원'을 1, 2위로 꼽아 디지털 전문성과 현장 투입 가능성이 임원급 인재영입의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웅 비즈니스피플 상무는 "기업들이 핵심임원을 절실하게 찾고 있다고 말하지만 복잡한 채용절차를 거치느라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유능한 임원들이 다른 기업으로 가버리는 현상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임원 영입에 성공하려면 최고경영자가 강력한 의지를 지니고 절차 중심적인 보수적 인사시스템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