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속도보다 보급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속도경쟁에 치우쳐져 있는 인터넷산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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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
저커버그는 아직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지 못 하는 사람들을 위해 페이스북이 앞장서 인터넷 보급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IT기업의 사업초점이 다가올 5G 네트워크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업들의 시선이 5G 네트워크 속도 구현에만 맞춰져 있는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5G 시대가 개막하면 가상현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은 맞다”면서도 “5G 시대가 열려도 글로벌 30억 인구는 인터넷을 즐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의 무료인터넷 보급사업인 '인터넷닷오알지'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선인터넷 보급에 박차를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열기구를 활용해 인터넷 인프라가 깔려있지 않은 곳에 무선인터넷을 배포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난해 연말에 인도 정부가 이 사업에 제동을 걸면서 인도 서비스가 중단됐다.
인도 정부는 페이스북이 프리베이직 서비스를 통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일부 서비스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페이스북이 인터넷 ‘망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은 길을 가다가 장애물을 만났다고 해서 포기를 하는 그런 회사가 아니다”라며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올해 인터넷닷오알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인공위성을 발사한다. 또 무선인터넷 전파를 쏴줄 무인비행기(드론) 실험도 본격화한다.
저커버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정부와 애플의 아이폰 보안정책 이슈와 관련해서는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이 논란은 미연방수사국(FBI)이 최근 총기사고 용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용의자가 사용한 애플 아이폰의 보안을 풀어줄 것을 애플에 요구했는데 애플이 이를 거절하면서 증폭됐다.
저커버그는 "암호화를 풀 수 있는 '뒷문'을 만드는 건 보안에도 좋지 않을뿐 아니라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우리는 팀 쿡 애플 CEO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페이스북은 테러와 다양한 공격들을 방지하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테러를 막기 위해 정부와 일할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