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훈 고려신용정보 대표이사 사장이 사상 첫 중간배당을 추진한다.
주력사업인 채권추심업의 호조로 실적 체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자신감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24일 고려신용정보에 따르면 회사는 30일 주주명부를 폐쇄하고 중간배당을 위한 권리주주를 확정한다.
고려신용정보는 2013년 이후 결산배당을 매년 늘리고 있다. 2013년 50원이었던 결산배당은 2020년 주당 275원으로 무려 5.5배가 됐다.
윤태훈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8년 이후만 놓고 봐도 결산배당은 220원에서 275원으로 2년 만에 25%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하지만 고려신용정보가 중간배당까지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간배당 규모가 어느정도에 이를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고려신용정보는 매출의 90%가 채권추심사업에서 나오는 채권추심 전문회사다. 채권추심시장에서 점유율 1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채권추심업은 특성상 불황기에 부실채권이 늘어나 실적이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 고려신용정보는 윤 사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순이익이 두 배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윤 사장은 기존 금융자산본부를 금융자산1본부와 금융자산2본부로 개편하고 금융기획실을 신설했다. 전략영업본부도 신설하는 등 사업기반을 강화했다.
2019년에는 부동산담보대출 자회사 행복드림금융대부, 기업홍보용역대행 자회사 인터랙션코리아 등을 설립해 사업을 다각화하기도 했다.
고려신용정보는 본업 성장에 신사업까지 더해져 2020년 매출 1332억 원, 순이익 103억 원을 내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배당총액은 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배당성향은 기존 50~60% 수준보다 낮은 37.1%로 하락했다.
윤 사장이 이전과 같은 배당성향 수준을 유지한다면 2020년 실적 기준으로도 20~30억 원가량 배당여력이 남아있는 셈이다.
고려신용정보는 1분기에 순이익 25억 원을 내며 2020년 1분기보다 순이익이 44% 증가했다.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간다면 중간배당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신용정보는 최근 주가가 1만 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 수준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8일에는 1만17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만큼 고려신용정보를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향후 사업환경도 고려신용정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려신용정보는 중금리대출 시장이 확대되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조만간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하는 데다 렌딧 등 P2P금융업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등 중금리대출 시장이 커지는 추세라 고려신용정보의 사업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금리인상 국면 역시 고려신용정보에는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고려신용정보 매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부실채권 물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2세 경영인이다. 1976년 태어나 대광고와 경기대를 나와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고려신용정보 경영관리팀장과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쳐 2008년 처음 대표이사에 올랐다. 두 차례 대표이사 퇴임과 재선임을 겪고 2018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윤 사장은 아직 윤 회장으로부터 지분 승계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고려신용정보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해 나가면 지분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윤 회장이 고려신용정보 지분 1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윤 사장의 모친인 신예철씨가 14.8%를 보유해 뒤를 따른다. 윤 사장의 지분은 8.5%에 그치고 있다.
고려신용정보 지분 9.4%를 들고 있는 고려휴먼스에도 윤 사장의 지분은 없다. 윤 사장의 누나인 윤수연씨가 43.50%, 윤 회장이 33.45%, 신씨가 23.05%를 나눠갖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