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14일 세계 13개국에서 코로나19 환자 13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3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나타냈다는 톱라인(Top Line) 결과를 발표했다.
톱라인은 임상시험의 성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를 뜻한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 글로벌 임상3상에서 고위험군 환자의 사망 위험은 최대 72%가 감소했고 전체 환자의 사망 위험도 70%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증상 개선에 걸린 시간도 위약(가짜약)과 비교해 약 4.7일이 줄었다.
셀트리온은 이번 글로벌 임상3상 결과로 렉키로나가 이른 시일 내에 유럽에서 정식 품목허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렉키로나는 앞서 3월26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사용권고안을 받았다. 사용권고안은 정식 품목허가를 승인하기 전에 유럽연합(EU) 회원국 개별적으로 판단해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는 조치를 말한다.
유럽의약품청은 당시 렉키로나를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승인하기에는 아직 확고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렉키로나에 정식으로 품목허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롤링리뷰(신속심사)에는 착수했다.
유럽의약품청의 신속심사는 약물사용자문위원회에서 팬더믹 등 위기상황을 맞아 유망 치료제 또는 백신의 평가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다. 최종허가를 신청하기 전에 실시간으로 의약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 품질 등에 관한 데이터와 문서를 회사로부터 제출받아 우선 검토하는 방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임상3상 톱라인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 등 글로벌 규제기관에 제출해 렉키로나의 정식 품목허가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렉키로나의 수출을 위해 애써왔지만 5월10일 파키스탄과 10만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 판매계약 이후 다른 나라와 계약 체결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논의만 이어왔다.
셀트리온은 5월11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라크, 모로코 등 중동지역 국가에 렉키로나의 사용허가를 신청했고 현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인도와 렉키로나의 공급 논의를 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8개 국가 조달청과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우성 부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완벽한 공급부족 상황으로 미국에서 처방되는 릴리와 리제네론 2개만 있으며 유럽은 아직 없다”며 “현재 유럽 8개국과 렉키로나의 공급을 논의하는 만큼 조만간 수출도 본격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임상3상 결과에 따라 유럽의약품청이 10월에 렉키로나를 승인할 것으로 바라본다. 승인이 이뤄져 유럽 등의 지역에서 판매가 시작된다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렉키로나의 매출은 약 1조2326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