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기자 wooklee@businesspost.co.kr2021-06-04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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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이 기로에 섰다. 대형항공사는 화물을 위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저비용 항공사(LCC)는 그마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공항공사의 항공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15개 공항을 이용한 승객 수는 6502만7063명으로 전년(1억5767만3444명)보다 59%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무착륙 관광비행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기내식 등 비행 콘텐츠를 이용한 새로운 방안을 내놓고 있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다른 저비용항공사의 경영상황은 코로나19에 따른 보릿고개가 길어짐에 따라 더욱 악화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6월 중단을 앞두고 있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을 90일 연장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숨은 돌릴 수 있게 됐다.
항공업계와 달리 해운업계는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5월28일 전주 대비 63.26포인트 오른 3495.76을 보였다. 5월 4주 연속 상승으로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였다.
해운업계에서는 현재의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이 실질 수요에 따른 것으로 이같은 상승세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운임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HMM·팬오션·대한해운 등 해운사들의 2분기 최대실적 달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항공>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항공화물을 앞세워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직후 화물사업을 강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화물전용기, 개조화물기(화물운송을 위해 좌석을 떼어낸 여객기), 카고시트백(화물운송을 위해 좌석 위에 특수장비를 설치한 여객기) 등 3가지 방식으로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현재 화물전용기는 23대, 개조화물기는 10대, 카고시트백은 2대를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안으로 개조화물기 6대와 카고시트백 1대를 더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화물기 운항을 위한 조종사 인력 보강에도 나서고 있다.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 기종 조종사 약 200명 중 절반가량을 상대로 화물기 운항을 위한 기종 전환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주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분석 연구용역’의 계약기간 종료시점이 당초 6월 초에서 10월 말로 연장됐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2월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수의계약을 통해 서강대 산학협력단과 계약을 체결했는데 최근 협력단 측에서 연구용역 계약기간 연장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말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더라도 공정위가 결과를 참조해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위한 심사를 추가로 진행할 경우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공정위의 기업심사 과정을 보면 공정위는 통상 연구용역이 완료되는 시점으로부터 2주 안에 해당 기업결합이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와 시정조치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다. 이후 심사대상 기업이 의견서를 내면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의 주식매매 거래정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5월27일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IDT, 에어부산에서 각각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박삼구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된 것과 관련한 조치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결정기한은 6월17일까지다.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경우 15영업일 이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들 세 기업은 최소 6월17일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된다. 이후 상장폐지 결정 여부, 기업의 이의 신청, 거래소의 개선기간 부여 여부 결정 등의 절차를 거칠 수 있다.
◆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주인이 6월 중순에 결정된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하림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 쌍방울그룹에서는 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작하는 광림이 그룹 내 계열사와 컨소시엄으로, 하림그룹에서는 벌크선사 팬오션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스타항공의 매각주간사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예비 입찰자를 대상으로 6월1일부터 7일간 예비실사 진행 뒤 14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이스타항공은 인수적격자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매각절차에 들어선다는 태도를 보인다. 인수의향자는 3자배정 유상증자 또는 회사채 발행 등의 방식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5월14일 국내 한 법인과 조건부계약을 체결했다. 이 덕에 당초 목표했던 스토킹호스 매각방식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스토킹호스는 예비 인수자와 수의계약을 한 후 공개입찰로 최종 경쟁을 붙여 수의계약의 가격 적절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다른 예비 인수자가 투자계약 체결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인수자를 변경할 수도 있다.
<해운>
◆ HMM
HMM이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653.8% 늘어난 1조46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HMM은 올해 1분기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HMM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4280억 원, 영업이익 1조193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조3131억 원 대비 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되며 흑자전환했다.
HMM은 국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일에도 꾸준히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HMM은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5월 25번째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HMM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미주 서안(부산~LA) 노선 14회, 미주 동안(부산~서배너, 부산~뉴욕) 노선 5회, 러시아 노선 3회, 유럽 노선 2회, 베트남 노선 1회 등 임시선박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 팬오션
국내 벌크선사 팬오션의 실적에 파란불이 켜졌다.
해운업계는 팬오션이 올해 2분기에 공격적 선대 확보와 시황 상승 반영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바라본다.
팬오션은 벌크선(건화물선) 기준 지난해 말 186척에서 현재 약 240척까지 운항 선대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낮은 원가의 선박을 장기 용선 형태로 확보하는 계약을 늘린 만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팬오션은 2분기 영업이익 830억 원을 내 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 SM상선
SM상선이 기업공개(IPO)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9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상장을 통해 확보한 대규모 자금을 신조선 발주, 중고선 매입 등 선박과 컨테이너박스 확충 등에 투자하고 미주 동부와 아시아 지역 영업력 확대 등 신규사업 확장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또한 디지털물류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하고 ESG경영체제를 구축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신속히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운업계에서는 SM그룹이 컨테이너선사인 SM상선 상장을 통해 그룹 내 벌크선 계열사인 대한해운과의 균형을 도모해 그룹 해운부문 시너지효과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