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2조 원 클럽’ 가입이 유력해 보인다.
한미약품은 지속형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판매 허가가 임박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계기로 글로벌 백신 생산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JW중외제약은 글로벌 협력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과의 협력에 이어 유럽 AI 활용 바이오신약 클러스터와의 제휴를 맺었다.
GC녹십자는 독감백신 경쟁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독감백신시장에서 기회를 잡았다.
◆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2조 원 클럽 가입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매출 4569억 원, 영업이익 2076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72.7% 늘어난 것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여기에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안정적 판매 증가세에 새로운 바이오시밀러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유럽 출시와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출 확대를 앞세워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분기에 유럽에 휴미라의 고농도제형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가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정식 품목허가 획득에 이은 인도 및 유럽 출시도 예상된다.
또한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CT-P43의 글로벌 임상3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2년 하반기 종료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임상3상을 개시했으며 이를 위해 총 509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3상을 통해 CT-P43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이후 스텔라라의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3년 9월 및 유럽 물질특허 만료시기인 2024년 7월에 맞춰 CT-P43 상업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건선,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매출 8조7천억 원을 보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 유한양행
유한양행도 매출 2조 원 클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매출 3790억 원, 영업이익 139억 원을 거뒀다.
유한양행은 매출 100억 원 이상을 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자체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자회사 애드파마의 개량신약 판매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매출 2조 원 달성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국내판매를 준비 중인 렉라자는 급여(의료보험) 등재절차를 거쳐 현재 약가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얀센이 개발한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승인을 받아 유한양행 렉라자의 상업화 가치도 함께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얀센의 아미반타맙은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렉라자와 병용 임상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약물이기 때문이다.
◆ 종근당
종근당이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CKD-506을 특발성폐섬유화증과 염증성장질환 등에 관한 적응증으로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이중항체 항암신약후보물질 CKD-702는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며 대장암과 위암, 간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글로벌 임상에 돌입할 계획을 세워뒀다.
종근당은 올해 1분기 매출 3119억 원, 영업이익 21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3% 늘어난 것이고 영업이익은 15.4% 줄었다.
종근당은 합성 신약과 바이오 신약, 개량 신약 등 다양한 혁신 신약의 연구개발(R&D)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약 150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며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22건의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복제약(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 승인까지 합치면 33건에 이른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임상3상 승인을 받았다. 약 600명을 대상으로 서울대병원 등 국내기관 10여 곳과 유럽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올해 하반기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허가가 예상돼 매출 증가에 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롤론티스 원액을 생산 중인 한미약품 평택 공장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실사가 6월 초 완료됐다.
한미약품은 2012년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과 롤론티스 판권을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한국, 중국, 일본에 대한 판권은 한미약품이 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롤론티스에 대한 판매허가를 승인받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예상대로 롤론티스가 올해 4분기 미국에서 허가되면 기술수출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1천만 달러(112억 원)와 국내매출 29억 원 등 한미약품이 확보하게 되는 총예상매출은 141억 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 롤론티스가 발매되면 한미약품은 2022년에 국내 매출 145억 원, 로열티 155억 원 등 총 300억 원 매출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도 해마다 한미약품이 롤론티스를 통해 얻는 수익은 계속 늘어나 2026년에는 98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바이오 위탁생산(CMO) 1위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올해 3분기부터 모더나 백신의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 완제충전(DP) 작업을 맡게 되지만 향후 mRNA(메신저 리보핵산)의 첨단기술인 원액 위탁생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모더나 백신 원액의 위탁생산업체는 스위스 제약사인 론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구체적 계약물량과 국내 공급물량, 생산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36만4천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완제충전(DP) 생산시설 규모가 아닌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 규모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 생산을 위해 완제충전(DP)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 JW중외제약
JW중외제약이 올해도 신약 개발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비 투자를 대폭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연구개발비를 매출액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으로 여러 파이프라인의 임상단계 진입을 위한 비임상시험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매출 5474억 원을 가뒀으며 연구개발비로 506억 원을 투자했다.
JW중외제약은 자회사 C&C신약연구소를 통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C&C신약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과 기초 연구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피부질환 신약을 포함하는 면역질환치료제와 암 줄기세포 타깃 치료제를 포함하는 항암제 기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C신약연구소는 싱가포르 과학기술청과 협력하며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를 다각화하는 등 면역질환과 항암제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벤처로 도약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JW중외제약은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로 유럽 최대 AI 활용 바이오신약 클러스터와 제휴를 맺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기초과학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병원이 보유한 환자 유래 세포주와 유전체 정보 등을 활용해 JW중외제약이 자체적으로 발굴한 전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후보물질의 중개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 GC녹십자
GC녹십자가 국내 독감백신 경쟁에서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GC녹십자가 40%, SK바이오사이언스가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30%에 해당하는 물량에 공백이 생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백신을 수입해 공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생산량을 모두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GC녹십자와 일양약품이 독감백신의 생산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약업계에서는 GC녹십자가 더욱 유리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GC녹십자가 SK바이오사이언스 생산물량의 60% 정도를 흡수하면 국내 독감백신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길 수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약 1100만 도즈 분량의 독감백신을 생산해 매출 1500억 원가량을 올렸다. 올해는 1400만~1500만 도즈 분량을 생산해 매출 2천억 원 이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신약 개발부문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웅제약의 섬유증 치료제 DWN12088이 전신피부경화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 추가 지정을 받았다. DWN12088은 앞서 2019년에는 특발성폐섬유증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전신피부경화증은 손끝부터 전신의 피부가 딱딱해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폐, 심장 등 주요 장기까지 딱딱하게 변하는 질환이다. 아직 전신피부경화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의약품은 없다.
대웅제약은 DWN12088을 세계 최초로 PRS(Prolyl-tRNA Synthetase) 단백질을 저해하는 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호주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안에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2상 획을 신청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웅제약은 체내 콜라겐이 과다하게 증가하면서 조직이나 장기가 딱딱해지는 것으로 보고 DWN12088을 전신피부경화증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치료제는 신약 허가 심사비용 면제,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신청권, 시판허가 승인 시 7년간 독점권 인정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 메디톡스
메디톡스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생산과 판매 정상화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보툴리눔톡신 제제 관련 행정처분의 집행정지가 확정됐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는 대전고등법원에서 이노톡스주의 제조·판매 중지 및 허가 취소처분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식약처 재항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은 상고이유와 관련한 주장이 법에서 규정한 특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에도 식약처가 항소한 ‘메디톡신 제조·판매 중지처분 집행정지’를 놓고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바 있다.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라 메디톡스는 본안소송 판결이 있을 때 까지 사실상 메디톡스와 이노톡스의 정상적 제조 및 판매가 가능해졌다.
다만 본안소송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대법원의 결정은 메디톡스가 식약처의 행정처분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낸 것에 대한 법원의 판단일 뿐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불법 행위 등이 확인된다면 제조 및 판매가 다시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8월 대전고등법원에서 메디톡신 등의 품목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이후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주 3개 제조단위(로트)에 대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았다.
국가출하승인은 제품을 유통하기 전 국가에서 시험 및 서류를 검토해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검사하는 제도다.
메디톡신·이노톡스·코어톡스 등 메디톡스가 보유한 전체 보툴리눔톡신 제제로 살펴보면 올해에만 32건의 국가출하승인을 받는 등 사실상 정상 운영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