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지사는 26일 군산에 위치한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북본부에서 ‘중소형선박기자재 품질고도화센터’ 준공식을 열었다.
품질고도화센터는 2786m2 규모로 53억 원을 투자해 2020년 3월 공사를 시작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아래 조선해양기자재 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 전국에 7곳이 있다.
이 연구원은 연구개발과 함께 시험인증, 기업지원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22년까지 시험평가 장비 17종을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현재 12개 장비를 갖췄다. 2022년까지 5개 장비를 추가 도입해 중소형선박의 종합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송 지사는 이날 준공식에서 “전북경제의 한 축인 조선산업은 군산 조선소 가동중단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중소형·특수형 중심의 조선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군산 조선소는 불황에 따른 ‘수주가뭄’에 지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됐다. 이어 2019년 2월 한국GM 군산 공장도 폐쇄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의 군산 조선소와 GM 군산 공장은 전북경제의 30%이상을 차지했던 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두 사업장의 가동중단으로 지역경제는 침체했고 수많은 관련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 지사는 군산 조선소를 재가동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한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2021년을 맞이해 진행한 연합뉴스 신년인터뷰에서 “군산 조선소에 관해서는 변함없이 ‘재가동’에 중점을 두겠다”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뒤 군산조선소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5월3일 전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군산 조선소 재가동에 관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논의도 나눴다.
최근 조선산업이 수주 호황을 맞이한 만큼 지역사회에서 군산 조선소를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수주상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울산 조선소 도크 10개 가운데 아직도 3개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 조선소에 연 70척 이상의 선박 건조가 이뤄지는 수준에 이르면 남은 물량을 군산 조선소 돌릴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일감 확보가 더 이뤄져야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건조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는 이유로 섣불리 조선소를 재가동했다가 물량이 줄어 다시 가동을 중단한다면 회사가 입는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송 지사는 현대중공업에만 매달리지 않고 조선사업 생태계 구축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전북도는 2020년 9월 군산에 ‘특수목적선 선진화 단지’ 구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특수선이란 상선을 제외한 선박들을 통칭하는 데 예인선·쇄빙선·경비선·연락선·급유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름 그대로 특수한 목적을 지닌 선박이다.
이는 군산항 6·7부두 일원에 2022년부터 5년 동안 5천억 원을 들여 특수선 건조·수리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단지조성이 예정된 군산항 6·7부두는 군산조선소와 이웃한 곳이라 현대중공업의 참여를 염두에 둔 사업 추진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더해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통해 조선기자재업체를 살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
정부와 전북도, 한국전력공사 등은 2020년 7월 ‘전북 서남권 주민상생형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사업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2019년 7월부터 이 참여자들 외에 주민 모임까지 포함해 모두 11차례에 걸쳐 논의한 끝에 얻은 성과였다.
이 업무협약을 통해 2.4기가와트시(GW)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단지가 전라북도 고창과 부안해역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전북 서남권 해상 풍력발전단지와 관련해 1차로 2022년부터 400메가와트(MW)의 시범단지 공사가 단계적으로 시작된다. 1년 동안의 풍황(바람의 세기 등)조사 등을 거쳐 2기가와트급 확산단지가 2023년에 착공하게 된다.
송 지사는 당시 업무협약식에서 “조선업과의 연관성이 큰 해상 풍력발전 추진을 통해 군산 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어려움에 놓인 조선기자재 업체의 일감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송 지사가 현대중공업과 군산 조선소 재가동에 관한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가 현대중공업의 참여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