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 주관사 자리를 차지할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한화종합화학,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기업들의 기업공개 대표주관사 자리를 연이어 따내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공개 제안서를 접수한 증권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관사 선정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기업공개시장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비상장주식 시장에서 이른바 대장주로 꼽혀왔다. 상장 뒤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주관사 선정을 놓고 여러 전망들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도 유력한 후보 증권사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점, 높은 배당성향,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이 맞물려 업계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 사장이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경쟁에서 성과를 내면 여러 측면에서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기업공개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한 증권사로 꼽힌다.
정 사장은 취임 2년 차인 2020년에 1조 원이 넘는 기업공개 주관실적을 쌓으면서 4년 만에 기업공개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정 사장은 삼성카드, 삼성생명 등 초대형 기업들의 상장을 도맡으며 국내 기업공개 최고 전문가로 꼽혀왔는데 이러한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특히 정 사장은 올해 들어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경쟁력을 뽐내며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월 한화종합화학, 2월 롯데렌탈, 3월 현대중공업 등 대형 기업들의 상장 대표주관사 자리를 연달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최대 5조 원, 롯데렌탈은 최대 2조 원, 현대중공업은 최대 6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각각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업들 모두 올해 안에 기업공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주관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월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공동주관사를 맡아 역대급 흥행몰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상장주관시장 1위 자리를 지켜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수십 조 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상장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세워둔 만큼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관사로 선정되면 올해 주관실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또 이후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상승추세를 이어가는 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차그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과 2019년 현대차그룹이 발행한 회사채를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이 인수하면서 돈독한 파트너십을 보였다.
2018년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차증권에 이어 두 번째, 2020년에는 세 번째로 많은 물량 인수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의 기업공개 공동주관사도 맡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과 관련해서는 구체적 사항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