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신사업 진출과 자회사의 수익성 강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JB금융지주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계열사 포트폴리오 확대가 절실하지만 매물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29일 JB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은 마이데이터사업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 진출과 자회사인 JB우리캐피탈의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며 JB금융지주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이익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JB금융지주는 비은행계열사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어 김 회장은 그동안 비은행계열사 인수합병을 검토해 왔다.
특히 JB금융지주가 다른 지방금융지주와 비교해 증권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회장이 증권사 인수를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JB금융지주와 잠재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지방금융지주들은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29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BNK금융지주의 자회사 BNK투자증권은 2020년 1분기 순이익 68억 원을 냈는데 올해는 315억 원으로 363.2% 늘어나며 BNK금융지주의 순이익 증가와 비은행계열사 순이익 비중 확대를 이끌었다.
DGB금융지주의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 401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131억 원에서 205.5%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 활황으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JB금융지주는 증권사가 없어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이 27일 1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을 통해 “증권사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없는 아쉬움을 직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JB금융지주는 국내 계열회사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을 두고 있다. 비은행계열사는 두 곳에 불과하다.
JB금융지주는 1분기 지배주주지분순이익 1323억 원을 냈다. 이 가운데 비은행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2%다.
JB자산운용의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4억 원에 불과해 사실상 JB우리캐피탈이 비은행계열사 순이익 대부분을 떠받치는 구조다.
김 회장은 JB금융지주의 인수합병 등 투자를 확대할 채비도 이미 갖춰놓았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체질개선 노력을 통해 인수합병을 진행할 수 있는 자본여력을 충분히 갖췄다”며 “시장에 매물이 있으면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는 1분기 잠정 보통주자본비율이 10.2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0.05%에서 0.19%포인트 늘어났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가운데 하나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능력과 위험관리능력 등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통주자본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인수합병 등을 위한 출자여력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김 회장이 당장 인수합병을 추진할 증권사 매물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김 회장도 이런 점을 고려해 신사업 진출 등에서 성과를 내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할 뜻을 보였다.
김 회장은 27일 콘퍼런스콜에서 “마이데이터사업이나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세부적 실행계획을 지니고 마이데이터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정부의 인허가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아 섣불리 말할 수 없으나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적극적 자세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23일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마이데이터사업 2차 허가심사에 신청서를 냈다. 전북은행은 예비허가를, 광주은행은 본허가를 신청했다.
JB금융지주는 지주 차원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공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은 SK텔레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마이데이터 실증사업에 참여해 모빌리티 관련 마이데이터서비스를 개발하며 경험을 쌓기도 했다.
김 회장은 JB우리캐피탈의 수익성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그동안 자동차금융에 집중해 왔는데 앞으로는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개인신용대출 등의 비중을 늘리고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자산포트폴리오를 개편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