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올해 현대차 목표로 '현상유지'로 내놓았다. 올해도 불확실한 경영여건과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 대한 고심이다.
이 사장은 현대차가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판매량 회복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와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의 시장 안착에도 힘쓰기로 했다.
◆ 올해 신흥시장 여전히 불안
현대차는 26일 올해 판매목표로 501만 대를 제시했다. 내수 69만3천 대, 해외 431만7천 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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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현대차 사장. |
내수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2.7% 줄어드는 규모다. 해외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1.6%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원희 사장은 올해 선진시장의 경우 저유가가 지속돼 고급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신흥시장은 환율불안 등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우 소비세 인하 효과가 지속돼 성장이 예상되지만 브라질과 러시아는 저유가와 원자재 불안 등으로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내수시장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영향과 가계부채 영향 등으로 위축될 것으로 파악했다.
◆ 중국에서 판매 회복 나서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서 구매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저배기량 차종과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SUV 차종을 앞세워 판매실적 회복에 나선다.
현대차의 올해 실적은 중국에서 판매회복에 달려있다고 업계는 파악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크게 고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세 인하 효과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경쟁 역시 치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원희 사장은 “2020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6%대에 머물 것”이라며 “자동차 수요도 과거와 같은 두 자릿수의 수요 증가는 다시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사장은 “구매세 인하 효과가 1.6리터 이하 차량에 주로 적용되는 만큼 우리 차종 가운데 1.6리터 이하 차종 판매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를 올해 중국에 출시하고 신형 엑센트(현지명 베르나)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먼저 출시한다. 현대차는 두 종의 신차를 모두 중국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SUV 판매도 확대한다. 이 사장은 “중국에서도 SUV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투싼 등 인기모델의 생산을 늘려 수요증가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들의 저가 공세와 관련해 “전사적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여 신공장에서 나오는 차종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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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1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세단 G90(국내명 EQ90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 아이오닉과 제네시스 안착이 최대 과제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안착과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의 성공적 진입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아이오닉을 국내와 해외에 3만 대 판매하고 내년부터 7만7천 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사장은 “유가 하락으로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의 경제적 강점은 줄었으나 폴크스바겐 사태 이후 친환경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오닉의 연비는 리터당 22.4km로 토요타 프리우스 3세대보다 연비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4세대 프리우스의 국내 연비가 아직 안 나왔지만 아이오닉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시장이 2015년 210만 대에서 2020년 600만 대로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도 올해 현대차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기존 현대차 브랜드가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제네시스로 고급차뿐 아니라 현대차 판매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제네시스 라인업을 2020년까지 대형 SUV, 중형 SUV, 스포츠 쿠페 등 6개 모델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