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이창배 전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탈세 및 횡령혐의와 관련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2부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하 사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이 전 사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롯데건설 대표 하석주, 탈세횡령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받아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14일 파기환송심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롯데건설도 벌금형이 파기되고 무죄가 선고됐다. 

하 사장과 이 전 사장은 2002~2013년까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3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사장은 돌려받은 공사대금을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15억 원의 세금을 포탈함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대법원에서 공사대금을 지급할 때 이미 납세의무와 관련된 권리가 확정돼 조세포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고 이후 돌려받을 때에는 다시 조세포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다”며 “새로운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대로 판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 부풀린 공사대금의 지급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특정 사업연도에 조세포탈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어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부외자금(비자금)을 위법하게 조성한 것이 발단이 돼 횡령, 조세포탈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무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었지만 피고인들의 행위가 옳았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