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형 투자금융(IB)회사인 바클레이즈가 39년 만에 한국에서 철수한다.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는 비용 감축과 구조조정을 위해 서울에 있던 은행과 증권 지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적 투자금융회사 바클레이즈, 왜 한국에서 철수하나  
▲ 영국계 대형 투자금융(IB)회사인 바클레이즈가 21일 서울지점 철수를 발표했다. 사진은 영국 바클레이즈 본사 건물.
고명섭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서울지점 주식영업 대표도 최근 고객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지점 폐쇄를 알렸다.

고 대표는 “바클레이즈 본사에서 아시아 주식 부문의 사업을 중단하기로 공식 발표해 한국 지점도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 위치한 바클레이즈 본사는 최근 투자금융사업부에서 1천 명 이상을 감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일부 사업부를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클레이즈 서울지점의 실적 부진도 철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서울지점은 지난해 180억 원의 손실을 냈다. 2011년부터 영업순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은행과 증권 서울지점에서 거래하던 파생상품 등 10조4599억 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처분한 뒤 한국 사업을 완전히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클레이즈는 서울지점을 철수하기로 발표한 뒤 일부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클레이즈 은행과 증권 서울지점의 전체 임직원은 모두 103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바클레이즈 서울지점 직원들이 본사 측과 위로금이나 구조조정 시점 등을 놓고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며 “구조조정이나 한국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다른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이번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는 자기자본 10조 원 규모의 영국계 대형 투자금융회사로 3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바클레이즈는 1977년 서울에 은행지점을 낸 뒤 1993년 증권지점을 개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