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1-04-06 16: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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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온 투명 폴리이미드(PI)필름을 통해 소형을 넘어 중대형디스플레이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실적 개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뿐 아니라 아라미드 등 고부가가치소재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
6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따르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을 활용해 소형디스플레이를 넘어 중대형 폴더블(접는 형태) 디스플레이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폴더블 노트북에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을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을 넘어 중대형 폴더블 디스플레이시장 선점에 나선다"며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디스플레이 표면을 보호하는 커버윈도우 소재로 사용된다.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깨지지 않고 잘 접히는 특성 때문에 폴더블(접는)이나 롤러블(마는) 스마트폰 기기에 사용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소재로 주목받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매년 100만㎡의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2018년 구축한 뒤 2019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갔다. 'CPI(Colorless PolyImide)'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5일 CPI가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인 레노버의 '싱크패드 X1 폴드'에 CPI가 커버윈도우로 사용됐다고 밝히며 중대형 폴더블 디스플레이시장 진출을 알렸다.
소재업계와 증권업계에선 화웨이와 모토로라의 폴더블 스마트폰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CPI가 적용됐을 것으로 바라본다. 또 지난해 11월 오포와 TCL이 공개한 롤러블폰 시제품에도 CPI가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최초로 롤러블 스마트폰을 생산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고객사가 될 수 있다고 전망됐던 LG전자가 5일 스마트폰사업 철수를 결정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대신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자체 개발한 초박막강화유리(UTG)를 적용하기 시작한 점도 부담이다.
이렇게 소형디스플레이시장에서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중대형디스플레이로 시장을 넓혀 새 고객사를 확보해나고 있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시장 조사기관 DSCC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시장이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노트북 등 중대형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부터 4년 동안 연평균 131%의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CPI와 함께 고부가가치소재로 꼽히는 산업자재부문 아라미드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라미드는 동일한 두께와 무게의 철보다 5배나 강하고 섭씨 500도의 고온에서도 녹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슈퍼섬유’로 불리며 방탄복, 항공기, 광케이블 등에 사용된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문화가 확산하면서 5G 통신용 광케이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광섬유를 발열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아라미드 수요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매년 7500톤 규모의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보유해 아라미드 제조에서 국내 1위,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아라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업계에서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해 이익 반등의 배경은 산업자재 부문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고부가제품인 아라미드 생산과 관련해 상반기 안에 추가 증설을 결정해 중장기적으로 1만 톤 이상의 생산규모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희구 사장은 2018년 3월 대표이사 임기를 시작한 뒤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주사 코오롱에서 제조사업이 분할된 회사인데 화학부문과 패션부문 등의 부진으로 영업이익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3년의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2018년 1669억 원, 2019년 1729억 원, 2020년 1524억 원이다. 2015~2017년 평균 영업이익 2512억 원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로 평가된다.
전방산업의 성장전망이 밝으면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받는 고부가가치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아라미드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장 사장은 1959년 태어나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해 그룹에서만 30년 이상을 일해왔다.
특히 2018년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2014년부터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를 맡아 코오롱플라스틱 수익성을 크게 확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