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이 2019년과 2020년에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올해도 이런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이른바 '동학개미'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 실적 호조가 해를 넘겨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증시가 급등했을 때 리테일과 트레이딩에서 대규모 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3월 금리 상승에 따른 운용손익 감소는 배당수익으로 어느정도 상쇄되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따라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보이는 회사들이 있을 정도의 호실적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김원규 대표이사 사장이 중형증권사 가운데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며 온라인채널과 투자금융(IB)부문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호실적 행렬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개인투자자 주식위탁매매 점유율은 2.03%로 2019년보다 0.32%포인트 줄었다.
점유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고객예탁자산은 동학개미 효과에 힘입어 40% 넘게 증가했다. 이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역대 최대 이익을 내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0년에는 연결기준으로 126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2019년보다 144.6% 급증한 것으로 자기자본 2조 원 미만인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크다.
김 사장 취임 첫해인 2019년에도 영업이익 731억 원, 순이익 549억 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2018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54.6%, 순이익은 61.2% 증가했다.
최근 이베스트증권이 온라인채널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 위탁매매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다면 2019년과 2020년 연속 최대 실적을 새로 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4분기 27조6천억 원을 보였는데 1월 42조1천억 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2월 32조4천억 원, 3월 26조2천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1분기 기준 국내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2020년 3~4분기와 비교해 20% 가량 증가한 수준인 만큼 개인투자자의 증시참여 확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수익 호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사장은 이베스트증권의 리테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3월 이전을 시작한 서울 여의도 신사옥에 유튜브 전용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유튜브 채널 ‘이리온 스튜디오’ 구독자 수는 3월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키움증권 이어 4번째로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했다. 중형증권사 사이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한 발 앞서나가게 된 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2020년 투자금융부문 수수료 수익은 674억 원가량으로 2019년 515억 원과 비교해 30.87%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투자금융(IB) 영업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인재영입 등으로 투자금융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도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정체국면에 있던 IB부문의 실적이 1분기 회복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1분기 증권사 실적은 매우 양호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베스트증권은 지난해 11월 봉원석 IB(투자금융)사업부대표 부사장을 영입하며 투자금융부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봉 부사장은 LG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을 거쳤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분야에 능통한 투자금융 전문가로꼽힌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초대형 증권사와 맞붙어 경쟁할 수 없다”며 “힘을 더 키우고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찾아 우리들만의 시장을 만들어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공개(IPO) 주관,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등 전통적 투자금융(IB)부문은 대형증권사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영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