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3분기~2020년 4분기 기업별 미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 |
삼성전자가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LG전자의 사업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기존에 미국에서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적 부진에 따라 스마트폰사업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에 고객을 넘겨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0% 수준을 보였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0%, 2분기 12%, 3분기 13% 순으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4분기에는 점유율이 9%로 낮아졌는데 같은 시기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를 새로 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날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 철수를 발표함에 따라 LG전자의 미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대부분 미국시장 2위기업 삼성전자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1위인 애플은 독자 운영체제 iOS를 사용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공유하기 때문에 비교적 브랜드 사이 사용자 이동이 쉽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으로 애플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아이폰12 시리즈가 나온 4분기를 제외하면 애플과 10~20%포인트 대의 격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등 신제품을 출시한 3분기에는 삼성전자 30%, 애플 40% 등으로 점유율 차이가 좁혀지기도 했다.
여기에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더해지면 삼성전자는 애플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미국에서 K51 등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점유율을 키웠다는 점이 삼성전자의 혜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 갤럭시노트 같은 프리미엄 제품에만 집중하지 않고 갤럭시A 시리즈를 비롯한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을 키우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갤럭시A 시리즈는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것으로 집계된다.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철수하면 미국의 LG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고객이 삼성전자 제품을 새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 삼성전자가 3월17일 신제품 공개행사를 통해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서 미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스마트폰시장 규모를 보면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별 스마트폰 출하량은 미국 1억3천만 대, 중국 3억 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가 약한 만큼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미국시장 점유율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1%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애플의 장벽이 높다. 삼성전자는 카운터포인트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이후 미국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다를 수도 있다. 최근 미국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첫 6주 판매량이 2배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가 삼성전자로 이동하면 애플과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더욱 좁혀질 공산이 크다.
IT매체 안드로이드어소리티는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부는 여러 해 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북미 3위, 남미 5위에 있다”며 “LG전자가 모바일 경쟁에서 벗어나면 여러 업체가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