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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추진하는 한옥호텔 건립이 다시 좌절됐다.
서울시는 21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호텔신라가 서울 중구 장충동에 건립하려던 한옥호텔을 짓기 위해 제출한 ‘자연경관지구 내 건축제한 완화 요청’을 보류했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건립계획은 지금까지 3번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넘어서지 못했다. 호텔신라는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이번에 한옥호텔 층수를 2개 층, 객실 수도 207개에서 91개로 줄여 수정안을 냈다.
호텔신라가 한옥호텔을 건립하려는 부지는 자연경관지구와 역사문화미관지구에 걸쳐 있어 건축물을 신증축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호텔신라는 2011년부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옆에 4층짜리 한옥호텔과 3층짜리 면세점 건립을 추진해왔다. 외양상 전통한옥 호텔이지만 신라호텔의 객실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협소한 면세점 공간도 넓힐 수 있는 이중포석이 깔린 것이다.
호텔신라가 기존 계획안을 대폭 수정해 제출했는데도 다시 고배를 마신 것은 심의위원들이 재벌기업 특혜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면세점 공간이 늘어나는 것도 심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면세사업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면세사업의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86.2%에 이른다. 호텔사업부 매출은 11.4% 수준에 그친다.
이런 사업구조 때문에 면세사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곧 전체실적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이 취임한 뒤 면세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메르스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고 대기업들이 신규 면세사업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면세사업 성장성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을 전후해 14만 원 안팎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내리막길을 걸어 21일 6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 사장은 호텔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특급호텔보다 도심 진출이 용이한 비즈니스호텔을 통해 호텔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2월1일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구로’를 개관한다. 호텔신라가 지난해 12월 신라스테이 광화문을 연 데 이어 8번째로 여는 비즈니스호텔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