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이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사건을 계기로 개혁의 칼을 뽑아들까?
31일 마사회에 따르면 김 회장은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마사회의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사건에 따라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개혁방안과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감사원이 30일 내놓은 ‘한국마사회 기관정기감사’를 보면 마사회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지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고 미리 우호적 고객들을 배치해 조사원들이 이들을 조사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CCTV에 촬영된 조사원과 감독관의 사진을 동의없이 수집한 뒤 공유해 미리 조사원의 동선을 분석하고 대응요령을 만드는 등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사회는 그동안 기수들의 연이은 자살 등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하게 됐다.
김 회장은 마사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고강도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최근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투기로 공공기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향한 국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어 김 회장은 이번 사안을 두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2월26일 임기를 시작해 마사회를 이끌게 된지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마사회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제주시을을 지역구로 제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12년 동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19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까지 맡았다.
특히 이번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사건이 김 회장의 임기 안에 발생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김 회장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강도 문책인사를 비롯해 조직개편까지 이뤄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마사회의 미래를 위해 내건 온라인 마권 발매라는 과제를 이뤄내기기 위해서도 신뢰도 향상은 절실하다.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농축산식품부의 반대에 가로막혀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마사업은 국민들의 인식에서 여전히 사행성이 강하다는 점과 마사회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한 것을 이유로 들며 마사회의 온라인 마권발매를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사건이 드러나면서 온라인 마권 발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마사회를 강하게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할 필요성도 커졌다.
김 회장은 4일 취임사를 통해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과 고객친화적 환경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감사결과로 드러난 부분들과 관련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