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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보궐선거 백의종군, 국민의힘에 연착륙하는 전리품 얻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3-30 16: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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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53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철수</a> 보궐선거 백의종군, 국민의힘에 연착륙하는 전리품 얻나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장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함께 연단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보궐선거 지원에 발벗고 나서며 '백의종군'하고 있다.

서울시장 탈환에 이바지함으로써 향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일정한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대통령선거주자 지지로 연결짓는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민의힘 안팎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당 정치인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보궐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역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치면서 “이번 보궐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4년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내년 대선 전 마지막 심판의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가 선거 유세없이 TV토론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서울 일대를 돌며 시민들에게 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27~28일 주말과 휴일 유세에 오 후보와 공동유세를 펼친 데 이어 29~30일에도 빠짐 없이 오 후보의 유세 일정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4월1일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후보도 지원하기로 했다.

그는 29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 캠프에서 선거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부산이 내 고향이기도 하고 부산 선거가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요청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안 대표의 적극적 선거지원에 반가워하고 있다.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감정 싸움과 갈등 탓에 혹여 안 대표가 서운함을 표시하거나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우려도 상당 부분 불식됐다.

안 대표가 보궐선거 승리에 따른 '전리품'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오 후보와 공동시정 운영을 약속하긴 했지만 이와 관련해 명확한 합의를 이룬 것도 아닐뿐더러 안 대표가 공동시정의 지분 확보로 만족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오히려 안 대표는 야권통합의 물꼬를 트고 서울시장을 탈환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공적을 인정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보궐선거 이후 전개될 야권의 재편 과정에서 나름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보궐선거가 끝나면 사실상 대선정국이 시작된다. 여당과 야당 모두 경선일정을 잡은 뒤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 국민의힘은 당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와 원내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도 치러야 한다.

대선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야권 재편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정치적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는 셈이다. 안 대표로서는 야권 안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좋은 시점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이런 이벤트에 직접 선수로 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선 도전뿐 아니라 당권 도전도 안 대표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다만 안 대표가 야권에 새로 터를 잡기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보궐선거 국면에서 수면 아래 있었던 국민의힘의 텃새가 야권 재편 과정에서는 불거질 수도 있다.

이미 안 대표는 진보진영에 머물 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떠난 경험이 있다.

안 대표는 2014년 정치세력을 규합해 새정치연합을 창당한 뒤 바로 민주당과 연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결성했다. 당시 안 대표는 김한길 전 의원과 함께 초대 공동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었다. 하지만 결국 주류세력에 밀리며 탈당한 뒤 독자세력의 길을 걷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보수진영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게다가 지금 안 대표의 정치적 체급이나 세력은 그때보다 많이 약해져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도 안 대표의 야권 안착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보궐선거 뒤 국민의힘을 떠난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최근 국민의힘의 상승세로 김 위원장의 재추대론마저 나오고 있다.

안 대표는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내내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던 만큼 김 위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힘에 잔류하게 된다면 안 대표가 야권에서 나래를 펼치는 데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

안 대표로서는 좋든 싫든 김 위원장과 당내에서 공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유승민 전 의원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진행자가 김종인 위원장의 역할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당장 비대위원장을 그만두더라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역할이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야권 대선후보를 뽑는 과정에 김 위원장 같은 사람이 큰 역할을 해 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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