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유럽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자동차시장이 살아나고 있는데 현대기아차가 현지 전략차종을 앞세워 꾸준한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유럽연합 28개 회원국+유럽자유무역연합 4개국)에서 지난해 모두 85만492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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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i10. |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유럽시장 판매량은 2014년보다 9.9% 늘어나며 유럽 전체판매량 증가세 9.2%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의 주요 자동차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판매 증가율 2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프랑스 판매량은 5만3114대로 2014년보다 17.1%나 증가했다. 이는 프랑스 전체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의 2.5배에 이르는 수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독일에서도 역대 최대 판매실적을 거뒀다. 2013년에 세운 최다 판매기록을 2년 만에 갈아치웠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는 국내에서 인기가 높지 않은 차종이 이끌고 있다. 현대차의 i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유럽에 경차 i10부터 소형차 i20, 준중형 해치백 i30와 중형차 i40, 미니밴 ix20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i10, i20, ix20는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모델이다.
i30와 i40는 국내에서 판매 중이지만 판매량이 매우 저조하다. 이 두 차종은 지난해 둘이 합쳐 5300여 대 팔리는 데 그쳤다. 사실상 국산차 판매 최하위권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그 위상이 다르다.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i시리즈를 찾아볼 수 있다.
i시리즈는 현대차 전체 유럽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i10과 i30는 지난해 독일에서만 각각 2만3천여 대, 2만7천여 대 팔리며 현대차 전체 독일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i20는 프랑스에서 지난해 2014년보다 판매량이 71%나 늘면서 판매 증가율 2위를 이끌었다.
이들 차종이 국내보다 유럽에서 더 잘 팔리는 이유는 유럽 소비자들이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길이 험하고 좁은 데다 북미에 비해 기름값이 비싸 실속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은 편이다.
현대차가 i시리즈에 동급 경쟁모델에 없는 다양한 편의사양을 탑재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의 경차나 소형차에 대부분 기본 사양만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i10과 i20는 현재 현대차 터키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i20는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에서 개발을 주도한 만큼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유럽 소비자에 맞춰 개발됐다.
현대차는 올해 i20액티브를 유럽시장에 추가로 내놓으며 소형차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i20액티브는 i20를 기반으로 개발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다.
기아차의 씨드도 대표적 현지 전략차종이다. 씨드도 유럽에서 디자인되고 유럽에서 생산된다. 씨드는 스포티지와 함께 기아차 유럽 판매를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