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화물운송과 호텔사업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24일 항공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사업 다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상황이 녹록하지 않아 제주항공이 올해 상반기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있었던 제주항공 창립 16돌 기념사에서 여객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제주항공은 유연한 시장 대응을 위해 항공기 보유규모를 축소하거나 재조정하고 핵심역량이 아니었던 사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주력사업이었던 여객 운송을 제외한 사업들을 살펴보면 성과가 좋지 않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여객기 기내좌석을 활용한 화물운송사업 허가를 받고 비슷한 시기에 화물사업을 시작했는데 제주항공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의 화물 운송량은 5882톤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3위를 보였다.
2020년 4분기 가장 많은 화물을 운송한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진에어(7678톤)였고 티웨이항공(5964톤)이 2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은 2020년 화물사업에서 매출 25억 원을 냈다. 화물사업의 매출은 2019년보다 65.7% 줄었다.
제주항공이 운영하고 있는 호텔사업도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 상권에서 호텔 ‘홀리데이인익스프레스’를 2018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호텔사업은 개장 초기에는 주말 최대 95%의 높은 객실 가동률을 보였지만 2019년부터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투숙객이 급격히 감소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8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관광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2020년 매출 35억 원, 영업손실 36억 원을 내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여객기 좌석을 활용한 화물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그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화물운송과 호텔사업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고 고객서비스시스템에 투자를 진행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지난해 화물운송과 호텔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다짐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자본총계가 2168억 원으로 2019년보다 33.3%(1083억 원) 줄었다. 자본금은 2020년 기준으로 1925억 원을 나타내고 있어 자본잠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770억 원, 영업손실 3358억 원을 봤다. 2019년보다 매출은 72.7% 줄었고 영업수지는 적자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항공업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제주항공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3월 내놓은 자료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항공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 정도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제주항공으로서는 사업다각화를 공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