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의 이혼 등 사생활 이슈는 기업의 주가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이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7년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너의 사생활이긴 하지만 이런 이슈들은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불확실성을 키우며 기업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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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 |
호텔신라 주가는 15일 2.34%(1600원)가 내려 6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SK 주가는 전일보다 2.29%(5500원) 내린 23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임우기 삼성전기 상임고문과 이혼소송에서 승소한 14일에도 장 초반 5% 이상 급락하다 후반 들어 하락폭을 줄여 3%대 하락했다.
최근 재벌가 오너의 이혼 이슈가 연달아 터졌다. 최태원 회장은 이혼 결심을, 이부진 사장은 이혼을 했다.
이런 이슈들이 호텔신라나 SK의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태원 회장의 이혼 이슈는 SK 주가에 크게 영향을 줄만한 요인은 아니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SK의 성장추세가 유효해 이혼 이슈에 따른 주가 조정이 매수 기회라고 봤다.
양형모 이베트스투자증권 연구원도 4일 SK에 대한 리포트에서 “노소영 관장의 의견대로 이혼을 안하면 오너 리스크에 따른 주가 하락은 매수의 기회”라며 “이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SK의 주가 하락과 결부시키는 것은 기우”라고 지적했다.
SK는 SK그룹의 지주회사로 최 회장이 23.4%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SK는 최 회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자필 편지를 통해 사생활을 전격 고백한 뒤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 주가는 12월29일 종가 25만500원이었으나 최 회장의 사생활 이슈가 터진 뒤 급락해 1월4일 종가가 23만4500원까지 떨어진 뒤 여전히 회복을 못하고 있다.
최 회장 부부의 이혼 여부는 노 관장이 이혼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소강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이혼 문제와 국한해 보면 현재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상황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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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
그러나 최 회장의 경우 이혼 이슈뿐 아니라 내연녀 부당지원 의혹도 불거져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최 회장의 내연녀가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SK와 주요 계열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5일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3.94%, SK텔레콤 주가는 1.44%,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49% 떨어졌다.
물론 이 회사들의 주가 하락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사업전망, 대외 악재로 증시 전반이 침체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호텔신라도 마찬가지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나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이 사장의 이혼과 관련 재산분할 등의 이슈가 호텔신라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호텔신라 주가 부진은 면세사업 등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대외 악재로 증시 전반이 침체된 상황이고 오너의 이혼 등 이슈가 실제 재산분할이나 지분소유 현황과 무관할 때가 많지만 투자심리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