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도 있게 됐다.
KB금융지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 껑충 뛰어오른 덕분인데 윤 회장이 추가로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국내 대표 은행주인 KB금융지주 주식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하는 등 성과를 보여왔는데 주가도 오랜기간 부진을 딛고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KB금융지주 주가는 한 달 전 4만5천 원선에서 최근 5만2천 원선까지 15% 이상 뛰었다. 3만 원대 후반에 머물렀던 2020년 9월과 비교하면 30% 넘게 오르며 지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최근 한 달 동안 상승하긴 했지만 오름폭이 10% 안쪽에 그쳐 KB금융지주 주가 상승폭이 돋보였다.
작년 내내 64~66% 비중을 유지했던 외국인 보유량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어난 점이 눈에 띈다.
10일 2월10일 기준으로 KB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은 68.22%를 보이고 있다. 한달만에 1.5%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KB금융지주 주식을 대거 매수하며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는 2월 말 KB금융지주 주식 570만 주가량을 순매수하며 지분율을 기존 5.01%에서 6.02%로 대폭 늘렸다고 10일 공시했다
KB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외국인 지분률이 가장 높다. 외국인의 귀환이 최근 주가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보유율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 59.56%, 우리금융지주 25.34%, 하나금융지주 68% 등이다.
국채금리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은행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02%포인트 오른 2.037%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고 금리다.
2018년 초를 기점으로 지속해서 내려왔던 금리가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주 전반의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가총액과 순이익에서 모두 선두자리에 위치한 KB금융지주 주식에 외국인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코로나19로 보수적으로 시행했으나 2021년에는 다시 적극적 기조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KB금융지주는 2021년 지급할 주당 배당금을 배당성향 20%를 적용한 1770원으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배당성향 20% 이내' 지침을 따른 것이다.
하지만 배당성향을 결정하면서 "견고한 이익체력과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 데 항상 앞장서 나아가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KB금융지주가 보여준 선도적 주주환원정책, 업종 내 최고의 자본력 등을 고려해 2021년 예상 배당성향을 2019년 수준인 26.0%로 예상하며 실물경기 여건에 따른 중간배당 시행 가능성도 열어둔다"고 바라봤다.
KB금융지주 정관에 따르면 3월과 6월, 9월 말일을 기준으로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금전으로 이익을 배당할 수 있어 별도의 정관 변경없이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
2020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재무책임자가 나서 중간배당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던 만큼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중간배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2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윤 회장으로서는 최근 주가 상승이 더없이 반가울 수 있다.
윤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KB금융지주 주가 부진에 큰 부담감을 안아왔다. 2020년 9월에는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주가를 꼽기도 했다.
그는 2019년과 2020년 주주총회에서 주가 부진에 불만을 토로하는 주주들에게 "송구하다"며 한껏 몸을 낮추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