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각 사업부문과 관련된 실질적 운영책임을 강 내정자를 비롯한 새로운 경영진에게 넘겨주고 있다.
박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런 점을 고려해 신영수 택배부문 부사장이 대신 출석하는 것을 허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류업계에서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강 내정자가 CJ대한통운을 단독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강 내정자가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각 부문장들이 개별사업을 맡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꼽힌다.
현재 CJ대한통운의 사업부문은 계약물류(CL), 택배, 글로벌, 건설 등 4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있는데 택배부문은 신영수 부사장이 맡고 있고 나머지 부문은 강 내정자가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류업계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이 잔류한다고 하더라도 역할이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부회장이 경험이 풍부한 만큼 조언자 역할을 하되 구체적 사업부문은 강 내정자가 총괄하는 모양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박 부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박 부회장이 나서지 않은 것은 책임 있는 답변을 위해 조정된 것이다”며 “박 부회장이 지속해서 대표이사를 맡을 지와 관련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박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에 오를 때에도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던 적이 있어 박 부회장의 거취는 정기 주주총회가 가까워질 무렵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의 경영체제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강 내정자의 입지가 강화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강 내정자가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현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택배노동자 처우문제에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하는 시선이 업계에서 늘고 있다.
강 내정자는 2012년 CJ대한통운 경영혁신 추진실장을 맡아 물류업무와 관련한 이해가 깊은 만큼 새로운 혁신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소통능력이 뛰어나고 꼼꼼한 성격을 지녀 갈등 해결사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물류업계에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 내정자를 CJ제일제당에서 CJ대한통운으로 옮긴 배경을 놓고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돈다.
강 내정자는 1961년 8월3일 경상북도 포항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2002년 CJ제일제당에 들어가면서 CJ그룹에 합류했다. 강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CJ그룹 임원인사에서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