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액정디스플레이(LCD)패널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대형 올레드(OLED)패널 생태계 확대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월 하반월 기준 대형LCD패널 가격은 75인치 360달러, 65인치, 250달러, 55인치 200달러, 43인치 131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하반월 기준 75인치 325달러, 65인치 207달러, 55인치 155달러, 43인치 100달러 등으로 팔렸던 것과 비교해 수십 달러가량 상승했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LCD패널 가격이 이른 시일 안에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TV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TV용 대형LCD패널 분야에서 중국기업의 가격 협상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2022년 대형 LCD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9% 수준까지 낮아지는 반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6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이 수익성 낮은 대형 LCD사업을 축소하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데 기인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패널 업체들의 LCD 구조조정이 추가 진행되면 대형LCD에서 중국 기업에 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기업들은 지난 수 년 동안의 적자를 보상하기 위해 패널 가격을 계속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대형LCD패널 가격 상승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사업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올레드패널을 독점적으로 생산하는데 최근 중국 광저우 올레드공장 양산체제를 갖추는 등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절감도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55인치 TV용 올레드패널 가격은 지난해 1분기 525달러에서 509달러로, 77인치 패널 가격은 2009달러에서 1795달러로 낮아졌다. 올해 55인치 올레드패널 가격은 400달러 중후반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올레드패널은 LCD패널과 비교해 화질과 두께 등 여러 측면에서 더 우수하지만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평가된다.
올레드패널과 LCD패널의 가격 차이가 좁혀짐에 따라 장기적으로 더 많은 완제품(세트)업체들이 TV 등에 LCD패널 대신 올레드패널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올레드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로 TV용 올레드패널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세트업체들은 수요 창출을 위한 보급형 올레드TV 도입 및 공격적 가격 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1년 LG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의 TV시장 침투율은 기존 1%대에서 약 3%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다"며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 가격 하락을 통해 수요를 진작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LG디스플레이가 언제까지나 대형올레드를 독점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대표적 경쟁기업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올레드 기반 대형 QD(퀀텀닷)디스플레이를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두 기업의 생산능력 차이를 들어 LG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올레드 주도권을 당분간 들고갈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2022년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디스플레이패널 생산량은 연간 100만 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만 해도 대형 올레드패널을 연간 700만~800만 대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정원석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 TV용 패널 매출 가운데 올레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1%로 TV용 LCD패널을 넘어설 것이다”며 “TV용 패널사업의 전략방향을 LCD에서 올레드로 변화시키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온 LG디스플레이의 기업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