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임기 2025년 안에 애플카 내놓을까, 잡스 아이폰 업적 넘고 싶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의 스티브잡스극장에서 세계개발자대회(WWDC) 인사말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카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쿡 CEO는 애플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지만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아이폰’에 비견할 혁신을 이루지 못했다는 말도 듣는다.

애플카를 성공시킨다면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의 상황은 쿡 CEO에게 유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쿡 CEO는 2025년까지 애플 최고경영자로서 임기가 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쿡 CEO에게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쿡 CEO는 잡스 전 CEO의 뒤를 이어 2011년부터 10년 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역대 최고 실적과 시총 2조 달러 돌파 등 탁월한 성과를 바탕으로 취임 10년 만에 새로운 성과급 계약을 맺으면서 임기를 보장받게 된 셈이다.

쿡 CEO는 이미 만60세를 넘겼다. 만65세를 맞는 2025년 이후에도 계속 애플을 이끌어 갈지는 불투명하다. 쿡 CEO는 이른바 애플카로 불리는 전기차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임기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카가 이르면 2024년이나 2025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쿡 CEO의 임기 만료와 맞물리는 시점이다.

쿡 CEO로서는 애플카가 2024년 나온다면 임기 전에 시장 안착을 기대할 수 있다. 2025년에 나온다면 임기 안에 애플카 출시를 이룬 데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충분한 결실을 내기는 다소 빠듯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전기차시장에 뛰어들면 업계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은 “2024년까지 애플카가 출시되면 테슬라, GM, 포드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쿡 CEO에게 애플카가 지닌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여러 차례 무산될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10년 만에 실제 출시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임자인 잡스 전 CEO가 이루지 못한 전기차 구상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애플 이사회 멤버였던 미키 드렉슬러는 잡스 전 CEO가 죽기 전에 ‘아이카’를 디자인하려 했다고 말했다. 애플에서 일한 토니 퍼델 퓨처셰이프 대표는 “2008년 잡스와 아이카 계획을 논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쿡 CEO가 애플카를 선보인다면 아이폰이 잡스 전 CEO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애플카가 쿡 CEO를 상징하는 제품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쿡 CEO는 아이폰의 연장선이 아닌 새로운 제품으로 성공하고 싶어할 것이다”며 “스티브 잡스의 그림자(서브)가 아니라 또다른 브랜드로 올라서고 싶어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쿡 CEO는 애플카와 관련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쿡 CEO는 1월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결합된 제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고 말해 전기차사업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의 상황은 쿡 CEO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대차와 닛산 등 애플이 전기차 생산을 위해 접촉한 기업들과 협력 논의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업계에서 애플카에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기업들이 자동차산업의 폭스콘 역할을 꺼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대만기업 폭스콘은 아이폰의 하청제조를 맡고 있다.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단시일 내에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애플카가 두렵지 않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핵심인재의 이탈 조짐도 감지된다. 프로젝트 타이탄에 원년 멤버로 참여해오던 벤자민 라이언이 회사를 떠나 우주 관련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프로젝트 타이탄은 책임자였던 스티브 자데스키 부사장이 2016년 퇴사한 뒤 한동안 표류하다가 2019년 테슬라 출신 더그 필드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개발인력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인재 이탈은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위기의 애플카가 쿡 CEO의 남은 임기 안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애플카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2025년에서 2027년 사이 출시될 수 있다”며 “2028년 이후 출시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