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홍 의원은 재보선을 앞두고 광폭 행보를 하며 복당과 대선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홍 의원은 2월6일 경남 의령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태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오 예비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오 예비후보는 홍 의원이 경남도지사로 있을 때 정책단장과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냈다.
단순히 옛 식구을 위한 격려 방문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구로 정치적 기반을 옮겼지만 경남에서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홍 의원은 현재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이다.
홍 의원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모두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야권의 경선 방식을 놓고도 국민의힘 밖의 야권 인물들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른 대구지역 정치인들과 달리 부산시장 선거 이슈인 가덕도신공항에도 찬성 의견을 보인다.
홍 의원은 5일 대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부에서 부산에 지원하는 만큼 대구경북에도 지원해달라고 해야지 대구경북에서 가덕도신공항을 반대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며 “반대만 한다고 혜택이 오겠느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꿈꾸는 대한민국’이란 책도 냈다.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을 엮어 책으로 만든 것이다. 정치인에게 책 출간은 또 하나의 정치 행위이다. 때로 출정식의 의미를 지닐 때도 있다.
홍 의원이 이처럼 정치적 존재감을 계속 과시하는 일을 두고 재보선을 전후로 복당을 시도하면서 대선 레이스를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재보선이 끝나면 정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선거 결과의 파장 아래 여야 각 진영의 다음 지도부 구성해야 할 것이다. 대선을 향한 본격 레이스가 그때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재보선 이후 새로운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보선이 치러지는 4월까지 임기가 정해져 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5월에 임기가 끝난다.
홍 의원의 복당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진 김 위원장이 물러나고 당지도부가 교체되면 국민의힘 안에서 홍 의원의 복당에 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국민의힘 안에는 홍 의원의 복당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의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초선 의원부터 중진 의원까지 홍 의원의 직설화법과 거침없는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 때문인지 홍 의원은 '1차 관문'인 복당을 위해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갈등을 겪었던 김종인 위원장을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홍 의원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김 위원장이 사감을 접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당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단일화를 통해 받아주는 것으로 정리해 준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야권의 큰 어른으로 '대의' 정치를 하고 당의 정체성 확립해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2일에도 “한일 해저터널 공약은 어제 오늘 갑자기 나온 것도 아닌데 민주당이 이걸 두고 일본에 더 이익이 많다느니 ‘토착 왜구’니 하고 반일 프레임을 짜는 것을 보니 참 못된 사람들이란 생각이 문득 든다”며 부산에서 한일 해저터널 공약을 꺼낸 김 위원장을 측면 지원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