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훈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라면시장에서 점유율과 수익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에 따른 집밥문화 확산이 오뚜기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바라본다.
 
오뚜기 가정간편식 라면 새로 내놔, 이강훈 집밥문화에서 기회 찾아

▲ 이강훈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


3일 오뚜기에 따르면 1월에 프리미엄 라면 '라면비책 닭개장면'을 내놓고 현재 시장 반응을 지켜보면서 돼지고기를 활용한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라면비책'은 올해 오뚜기가 선보인 프리미엄 라면 브랜드다.

라면비책의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1800원대로 프리미엄 라면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신라면블랙(1200원대)보다 비싸고 오뚜기의 가성비 라인인 진라면(600원대)보다는 3배 가량 비싸다.

오뚜기는 라면비책이 단순히 비싼 라면이 아닌 HMR(가정간편식)라면으로 소개하며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하려고 한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집밥문화가 확산한 가운데 집밥을 좀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일품요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수혜를 입은 가공식품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분야가 밀키트라는 점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농촌경제연구원 따르면 2019년 370억 원 수준이었던 국내 밀키트시장은 2020년 1천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오뚜기가 라면의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하는 데는 저가정책을 통한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경쟁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진라면 가격을 600원대에서 동결하고 농심과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2014년 19.3%에서 점차 높아져 2018년 28%까지 올랐다가 2019년 26.4%로 소폭 낮아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14년 7.08%에서 2019년 6.7%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후퇴했다.

영업이익률의 지속적 후퇴로 저가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원재료 가격 압박이 심해진 것도 오뚜기가 품고 있는 고민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은 폭설과 한파 등 영향으로 11.2% 상승했고,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축산물 가격도 11.5% 올랐다.

특히 라면 가격에서 가장 중요한 밀의 가격이 2014년 이후 최고점(240달러/톤)을 기록한 것도 오뚜기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에 포함된 유탕면(기름에 튀긴 면) 공급사인 오뚜기라면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등 기업구조 효율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로부터 밀가루와 식용유 등 원재료를 공급받아 유탕면을 생산한 뒤 다시 오뚜기에 되팔고 있는데 오뚜기와의 거래 과정에서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오뚜기 관계자는 "2018년부터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오뚜기라면 총수일가 지분을 일부 매입하는 등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2020년 3월 함영준 회장이 들고 있던 오뚜기라면 주식 7만5천890주를 사들이면서 1대주주(지분 35.13%)로 올라섰다.

오뚜기는 지난해 라면과 가정간편식 판매가 늘고 판매관리비가 줄어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오뚜기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조6423억 원, 영업이익 1580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100.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2021년에도 봉지면을 중심으로 한 고성장세가 예상된다"며 "더 이상 시장 점유율의 공격적 확대전략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시장환경이지만 영업실적 개선 흐름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