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초 인사에서 비은행계열사 사장단을 대거 물갈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연말 인사에서 임원진을 대폭 교체하거나 임원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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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계열사 사장단 10명 가운데 4명이 내년 3월에 임기를 마친다.
하나금융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계열사 사장들은 처음 취임하면 2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 그 뒤 연임하면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맡게 된다.
장승철 하나금융투자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추진호 하나캐피탈 사장,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이 내년 3월에 임기가 종료된다.
장승철 사장은 올해 좋은 실적을 이끌어내 연임 여부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에 110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963억 원)보다 많다.
정해붕 사장은 올해 통합 하나카드의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정 사장은 2012년 취임한 뒤 실적을 개선하고 통합 하나카드 출범을 진두지휘하면서 두 차례 연임했다.
추진호 사장과 김인환 사장은 계열사의 실적 호조로 연임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생명은 올해에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의 비은행계열사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사장단을 물갈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의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사업의 비중을 현재 19%에서 향후 3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한조 하나금융 부회장도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김 부회장은 KEB하나은행 출범 이후 김 회장과 함께 하나금융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한때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구도에도 올랐던 만큼 거취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하나금융에서 부회장의 입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안에 대규모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KEB하나은행은 부행장 5명, 전무 15명, 본부장(상무급) 46명을 두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전무급 이상 임원들은 모두 올해 말에 임기가 끝난다.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이 연말인사에서 KEB하나은행 임원진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당시 인사폭을 최소한도로 줄였고 내년 6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도 대비해야 한다”며 “김 회장과 함 행장이 이번 인사에서 KEB하나은행 본부 조직의 규모를 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