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다음 원장에 다시 국토교통부 관료출신이 올까?
국토부 출신인 손태락 서울문산고속도로 사장이 한국부동산원 다음 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토부 아래 공공기관 수장에 국토부 출신의 이름이 잇따라 오르내리면서 또 국토부 관료출신이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늘고 있다.
11일 부동산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2월 임기를 마치는
김학규 한국부동산원 원장의 후임으로 손태락 서울문산고속도로 사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서울문산고속도로는 평택파주고속도로의 3단계 구간인 서울~문산 구간을 건설하고 관련 시설을 관리·운영하는 민간기업이다.
손 사장은 서울문산고속도로 사장으로 가기 이전에는 국토부에서만 30년가량 몸담은 관료출신이다.
이전 정부에서 섬세하며 꼼꼼한 일처리를 한다는 평가를 받아 국토부 주요 보직을 거치며 전세 및 집값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1987년 행정고시 31회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건설교통부 광역도시철도과장, 건설경제담당관을 지냈다.
이후 국토해양부 도시환경과장, 운영지원과장,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주택토지실 토지정책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부 주택도시실장과 국토도시실장을 역임했다.
고향은 경상북도 포항시로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국토부출신인 손 사장이 다음 부동산원 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명되면서 국토부 낙하산인사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으로 이름을 바꾸기 전 한국감정원의 내부 출신으로 처음 원장까지 오른 현재
김학규 원장이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다시 국토부출신이 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자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것이다.
부동산원은 부동산시장의 조사·관리, 부동산의 가격 공시, 통계·정보관리 등 업무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업무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그동안 부동산원은 대부분 국토부출신이 원장을 맡아왔다.
한국감정원이 관련 법 개정에 따라 2004년부터 공모를 통해 원장을 임명하기 시작한 뒤 선임된 6명의 원장을 보면 현재
김학규 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토부 출신이다.
2004년 처음으로 장동규 전 원장이 공모를 통해 선임된 뒤 2014년 취임해 2017년까지 한국감정원을 맡았던 서종대 전 원장까지 한국감정원을 거쳐간 5명의 원장은 모두 건설교통부(현재 국토교통부)출신 관료다.
현재 부동산원을 이끌고 있는 김 원장만 유일한 내부출신 원장이다.
김 원장은 취임한 뒤 부동산원의 대대적 조직 개편과 부동산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업무를 부동산 전반으로 확대해 부동산원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국토부출신 관료들이 잇따라 국토부 아래 공공기관 수장으로 유력하게 거명되거나 내정되면서 또 국토부 출신이냐는 부정적 시선이 늘고 있다.
최근 국토부 아래 공공기관은 임기가 만료되거나 해임이나 장관으로 가는 등 공백이 생기면서 줄줄이 새 수장을 뽑고 있다.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해임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다음 사장으로는 김경욱 전 국토부 2차관이 내정됐다.
김상균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후임으로는 김한영 공항철도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사장은 행정고시 30회 출신으로 국토부에 오래 몸담았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으로 공백이 생긴 한국토지주택공사 다음 사장에는 박선호 전 국토부 1차관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현재 부동산원을 맡고 있는 김 원장은 2018년 2월26일 취임해 올해 2월25일이면 3년의 임기를 마치게 된다.
한국부동산원은 김 원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12월부터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다음 원장 선임절차에 나섰다.
새로 취임하는 원장은 김 원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단행된 기관이름 변경과 더불어 부동산원의 주된 업무를 부동산 감정에서 부동산 관련 사업 전반으로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특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주택가격 통계와 관련해 공시가격 신뢰도를 높여기 위해서도 힘을 쏟아야 한다.
부동산원 임원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원장 선임과 관련한 사항은 말하기가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