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대주주로 합류한 글로벌 사모펀드와 손잡고 글로벌 투자금융(GIB)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시너지를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이 사모펀드 주주 지원을 받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새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모펀드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2명이 새로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최근 신한금융지주에서 실시한 1조1582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사회에도 합류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주주의 경영참여를 계기로 이들과 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조 회장이 올해부터 신한금융그룹에서 글로벌 투자금융부문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하는 만큼 사모펀드 주주들과 협력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은행계열사 등에서 벌어들이는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에 의존을 낮추고 해외시장에서 대체투자나 금융주선과 같은 투자금융 분야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업기회를 발굴하려면 해외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투자금융 분야 노하우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사업을 확장하는 일이 쉽지 않다.
글로벌 사모펀드와 협력은 신한금융의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
조 회장도 이런 협력관계를 노려 사모펀드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경영에도 참여하도록 하는 등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 협업조직인 글로벌 투자금융부문 매트릭스를 통해 여러 계열사가 동시에 대체투자 등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금을 공급한 뒤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체계를 구축했다.
투자금융부문 중심 사업구조 전환은 조 회장이 구상하는 신한금융의 코로나19 이후 시대 대응전략의 핵심이다.
경기침체와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과 카드, 보험 등 소매금융 분야 성장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진 반면 투자금융부문에서는 탄탄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2019년 3분기까지 글로벌 투자금융부문에서 영업이익은 6494억 원으로 2018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비교해 24.4% 늘어났다.
최근에는 신한금융이 동남아시장에 편중되어 있던 해외사업 지역적 한계를 넘고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금융주선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시장에서 투자금융사업 참여기회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투자금융 관련된 업무에서 계열사 협업으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흐름과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주주는 다양한 투자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데 이런 주주의 지원은 신한금융의 이런 투자금융부문 성장세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새로 대주주에 오른 어피니티에쿼티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 외에 블랙록과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도 이미 신한금융지주 대주주에 올라 있다.
신한금융지주 주주 구성이 사모펀드 중심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만큼 조 회장도 이들의 이해관계를 적극 반영하며 협력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 회장은 사모펀드 대상 유상증자 뒤 신한금융지주 주가가 크게 떨어진 만큼 사모펀드 주주의 합류가 사업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존 주주들에 증명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 뒤 이사회 구성이 바뀌는 대로 협업이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최근 임원인사에서 글로벌 투자금융부문장이 신한은행 투자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정근수 부행장으로 교체된 점도 사업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사모펀드 주주들은 금융과 디지털업종 등에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과 협업할 영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