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사업재편에 나설까?
카드업계 전반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카드를 맡아 신사업 추진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김 내정자가 이르면 올해 안에 우리카드 대표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31일 만료된다.
우리카드는 김 내정자가 대표이사에 선임되는 대로 2021년 사업전략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자동차금융과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인 신용카드업에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우리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BC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 8곳 주요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5억 원 감소했다.
금융권에서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사용되는 총자산순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평균 1.35%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총자산순이익률은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정부는 2021년에도 영세소상공인 등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카드업계 수익성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은 이미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성장궤도에 올리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김 내정자도 우리카드를 맡아 자동차할부금융사업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올해 2분기에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으로 64억 원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가 318억7900만 원, KB국민카드가 230억9700만 원을 수익으로 거둔 만큼 사업 확대가 절실하다.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카드를 중심으로 그룹 내 자동차할부금융 플랫폼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김 내정자가 자동차할부금융을 키우는 데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내정자는 특히 자동차할부금융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과 시너지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경훈 아주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와도 이미 우리금융지주에서 손발을 맞춰온 만큼 사업단위에서 협력도 수월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카드는 중고차할부금융사업 진출을 검토하다 미뤄뒀는데 아주캐피탈은 이미 2001년부터 중고차할부금융사업에 진출해있다.
우리카드가 자동차할부금융 통합 플랫폼 구축을 통해 신차, 중고차, 할부금융, 리스, 대출 등 다양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김 내정자는 우리카드 디지털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내줬는데 우리금융그룹에서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허가를 받았다.
우리금융그룹 비은행부문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우리카드를 통해 진행될 공산이 크다. 카드업계는 개인의 생활패턴이 반영되는 결제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마이데이터사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개인의 각종 금융정보를 수집해 재무현황 분석,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기업 수익활동에 활용하는 사업으로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우리카드가 자체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우리금융그룹 신사업 추진에서도 선봉에 서있는 만큼 사업전략가로 꼽히는 김 내정자에게 우리카드를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2004년 우리은행 중소기업전략팀 부부장을 시작으로 영업기획팀 부부장 및 수석부부장, 전략기획부장, 개인영업전략부장 등을 역임한 사업전략 전문가다.
올해 2월부터 우리금융지주에서 사업관리부문을 이끌어왔다. 사업관리부문은 자산관리총괄, 글로벌총괄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세우는 조직이다.
우리금융지주는 18일 우리카드 대표이사 후보에 김정기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을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조만간 우리카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