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측량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건설 솔루션 '사이트 클라우드'를 들고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사이트 클라우드를 출시해 이용계약을 잇달아 맺으며 제품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스마트건설 솔루션 호응받아, 해외진출 본격화 저울질

▲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16일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사이트 클라우드를 국내에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잇달아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데다 이용 문의도 이어지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트 클라우드는 3차원 드론 측량과 토공 물량 계산, 시공 계획 수립 등을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에 접목해 기존 2주 정도 걸리던 측량작업을 이틀 만에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2월에도 동부건설, 쌍용건설 등과 잇달아 사이트 클라우드 이용계약을 맺으며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이용계약 문의도 크게 늘고 있어 계약 성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9월 국토교통부가 열었던 스마트건설 챌린지 2020 대회의 토공 자동화 및 첨단측량 경연에서 사이트 클라우드로 최고상인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으며 제품 경쟁력을 확인했다.

사이트 클라우드는 5월 출시된 뒤 6월 곧바로 일광건설과 첫 이용계약을 맺는 등 국내 건설기계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트 클라우드를 들고 해외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지역에 먼저 사이트 클라우드를 출시할지는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해외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주력시장인 중국보다 선진시장으로 분류되는 미국과 유럽에 먼저 사이트 클라우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선진시장을 목표로 사이트 클라우드를 비롯한 건설현장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디지털 기반 신사업의 성장기회가 커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 정부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사업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해외 인프라시장 전망은 밝을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재임기간 4년 동안 인프라부문에 2조 달러(약 2300조 원)를 투자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건설 및 건설기계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첫 해 바로 도로와 교량 및 고속도로 보수에 500억 달러를 들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이 정상회의를 통해 7500억 유로(약 1천조 원) 규모의 유럽회복기금 조성이 합의되면서 공공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트 클라우드는 2019년 두산인프라코어가 세계 최초로 시연에 성공한 건설현장 무인·자동화 종합관제 솔루션 ‘콘셉트 엑스’의 상용화 첫 단계이기도 하다. 콘셉트 엑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독자적 기술 개발과 함께 기업 및 학교와 협업, 스타트업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콘셉트 엑스 기술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8월에는 건설현장 종합관제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확보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뮬레이터 에디터 개발을 위해 게임엔진 개발사 유니티와 손잡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과 함께 인공지능(AI)를 통한 건설기계 운용, 드론 3D 측량, 작업 데이터 분석 등 산학협력을 이어왔고 지난해에는 LG유플러스와 제휴해 5G통신 기반의 원격제어 기술을 세계 최초로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