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신형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프로 추정사진. <에반블래스 트위터> |
삼성전자가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패키지에서 유선이어폰을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지만 삼성전자로서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데다 무선이어폰 판매를 늘릴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GSM아레나, 나인투파이브맥 등 정보기술(IT) 전문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월 초 출시하는 갤럭시S21 시리즈는 충전기와 유선이어폰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브라질 국가통신국 아나텔에 제출한 문서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 세 가지 모델 모두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11월 아이폰12를 출시하면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외해 논란이 일었다. 삼성전자는 당시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곧바로 지운 게시물에서 “갤럭시에는 충전기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애플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5G부품이 스마트폰에 포함되고 사양이 상향평준화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은 매년 오르는 추세를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이어폰 제외 결정을 소비자들이 반가워하지는 않겠지만 삼성전자가 공들이고 있는 무선이어폰 제품군 ‘갤럭시버즈’ 판매를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버즈를 시작으로 2020년 갤럭시버즈플러스와 갤럭시버즈라이브를 출시했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갤럭시버즈 무선이어폰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며 “일부 팬들은 실망하겠지만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현재 무선이어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전략을 바꾸면서 무선이어폰 판매가 늘어났다. 2016년 아이폰에서 처음으로 3.5㎜ 이어폰단자를 제거했는데 같은 해 출시한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시장에 안착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후 애플은 에어팟 2세대, 에어팟프로 등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무선이어폰 판매를 점차 확대했다. 2019년 애플의 에어팟 매출은 12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2020년 에어팟 판매량은 2019년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와 함께 공개하는 갤럭시버즈프로에 기대를 건다. 신형 무선이어폰은 애초 개발 과정에서 이름이 갤럭시버즈비욘드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갤럭시버즈프로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버즈프로는 갤럭시버즈라이브의 오픈형 디자인 대신 갤럭시버즈플러스의 커널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귓구멍에 꼭 밀착해 소음 차폐효과가 크고 이어폰이 이탈할 우려도 적다.
갤럭시버즈라이브는 갤럭시버즈 시리즈 최초로 능동형 소음제거(ANC) 기능이 적용됐지만 오픈형 디자인의 한계로 외부 소음을 차단하기 어려웠다. 갤럭시버즈프로는 갤럭시버즈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소음제거 기능을 적용하면서 커널형 디자인을 사용해 성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갤럭시버즈프로는 배터리용량이 500㎃h로 갤럭시버즈라이브(472㎃h)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방수 성능과 주변소리 듣기(ambient mode) 기능 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갤럭시버즈라이브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갤럭시버즈라이브는 19만8천 원에 출시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에서 이어폰을 제외하고 무선이어폰 수요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가격을 대폭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무선이어폰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은 5%로 애플(29%), 샤오미(13%)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올해 무선이어폰을 두 종류나 새로 내놨지만 2019년 3분기(6%)보다 점유율이 오히려 후퇴했다. 새로 출시할 갤럭시버즈프로의 성과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