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삼성전자 110인치형 마이크로LEDTV. |
“마이크로LED는 기존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한 궁극의 기술이다.”
10일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110인치형 마이크로LEDTV 신제품 출시를 알리며 이렇게 말했다.
마이크로LEDTV가 실제로 ‘궁극’이라고 불릴 만한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전시회를 가봤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한국전자전이 열렸다. 한국전자전은 국내 여러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이 참가해 최신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다.
먼저 삼성전자 부스를 찾았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최신 스마트폰들을 전시한 공간을 지나니 마이크로LEDTV가 나왔다. 제품이 크다 보니 쉽게 눈에 띄었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작은 발광 다이오드(LED) 소자를 말한다. 그런 미세한 마이크로LED를 모아서 TV 형태로 만든 제품을 마이크로LEDTV라고 한다. LED소자 하나하나가 화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 신제품은 LED소자 800만여 개가 집적돼 4K(3840×2160) 화질을 구현한다. 물론 4K라는 화질은 다른 TV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한쪽 벽을 통째로 차지한 TV로 4K 영상을 보니 기존 제품보다 훨씬 뛰어난 화질을 경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 10일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삼성전자 110인치형 마이크로LEDTV. |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검은색 표현이었다. 현재 삼성전자가 프리미엄TV로 팔고 있는 QLEDTV는 4KTV든 8K(7680× 4320)TV든 완벽한 검은색을 보여주기 어렵다. TV 뒷면에서 조명을 비추는 백라이트(발광체) 때문에 어두운 환경에서는 검은색이 짙은 회색처럼 표현되곤 한다.
그러나 마이크로LEDTV는 달랐다. 색채가 있는 부분은 더 밝게, 검은 부분은 확실히 검게 표현해 영상을 더 선명하게 했다. LED 소자가 제각각 빛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마이크로LEDTV에도 옥의 티는 존재했다. 바로 불량화소였다. 제품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화소 몇 개가 다른 색깔을 내거나 아예 꺼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미세한 LED소자를 기판에 심는 단계에서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구개발 단계에 있던 제품이 전시돼 불량화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마이크로LEDTV 자체가 모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일부 화면에 문제가 생겨도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중요 고객(VVIP)을 대상으로 마이크로LEDTV를 팔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실제 판매되는 제품에 관해서는 훨씬 더 엄격한 품질 관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110인치형 마이크로LEDTV 가격은 1억7천만 원에 이른다.
▲ 10일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163인치형 LG매그니트. |
다음으로 LG전자 부스를 방문했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LED 제품 ‘LG매그니트’를 전시하고 있다.
LG매그니트는 삼성전자 마이크로LEDTV와 달리 가정용 TV가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에 쓰이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로 만들어졌다. 모듈을 결합하는 정도에 따라 크기를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LG매그니트는 163인치 크기였다. 마이크로LEDTV가 벽을 채웠다면 LG매그니트는 벽 그 자체로 느껴질 만큼 컸다.
LG매그니트 화질은 4K로 마이크로LEDTV와 같았다. 넓은 시야각, 검은색 표현, 선명한 명암비 등 마이크로LEDTV의 장점들 역시 비슷하게 보유했다.
이미 마이크로LEDTV를 보고 와서 그런지 화질보다는 가격대에 더 관심이 갔다. LG전자 관계자는 163인치 제품 기준으로 설치비를 포함해 4억 원대라고 말했다. 기업 사이 거래로 팔리는 제품이니 그럴 만하다 싶었다.
그러다 문득 네모난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LED모듈끼리 연결된 흔적이었다. 화려한 영상에서는 잘 안 보이던 자국이 검은 화면에서 부각된 것이다.
마이크로LEDTV로 돌아가 비교해보니 마이크로LEDTV보다는 LG매그니트에서 모듈 연결부가 더 드러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기기와 거리, 상영되는 콘텐츠 등에 따라 따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LG매그니트가 가정용 TV와 비교해 대체로 시청 거리가 먼 사이니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모듈 연결부는 사용자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마이크로LED 제품 모두 아직 ‘궁극’까지 남은 여정이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한국전자전은 12일까지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 LG전자 LG매그니트(왼쪽)와 삼성전자 마이크로LEDTV의 모듈 연결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