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7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처리 등 검찰개혁을 놓고 국민의힘과 대치가 정기국회 막바지까지 이어지면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불만이 높아졌다.
이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9일 본회의까지 공수처법과 국정원법, 경찰법 등 권력기관 개혁 3법을 반드시 처리해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겠다”며 “제가 책임을 지고 권력기관 개혁을 입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개혁을 놓고 이미 여러 차례 협의에 실패한 만큼 더는 국민의힘과 협치를 진행하는 데는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7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놓고 국민의힘과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밀도있는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협의가 결렬되면 바로 공수처법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공수처법 처리가 추진됐으나 국민의힘에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로 대응했다.
민주당은 8일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보장된 법적 절차는 다 거치겠지만 처리는 속도를 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회의를 마치고 “안건조정위원회를 빨리 마치고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은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7일 내놓은 12월 1주차 주간집계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29.7%, 국민의힘 지지율은 31.3%로 조사됐다. 전주보다 민주당은 4.4%포인트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3.4%포인트 올랐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는 주요지지 계층인 호남과 진보층 이탈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호남에서 지지율은 전주보다 7.6%포인트 떨어진 48.1%, 진보층 지지율은 8.8%포인트 떨어진 48.4%로 집계됐다.
민주당 핵심지지층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는 당내에서 개혁 성과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170석이 넘는 의석을 보유했음에도 협치를 내세우다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향한 답답함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형배, 송갑석, 양향자, 윤영덕, 이병훈, 이용빈, 이형석, 조오섭 등 광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의원 8명은 7일 긴급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무소불위의 검찰권력 앞에서 민주당은 왜 검찰개혁을 주저하느냐,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자들이 대통령에게 항명하는 것을 왜 지켜만 보느냐”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은 민주당에 180석을 줬고 광주에서는 8석 모두를 줬는데 이는 검찰개혁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를 지치지 말고 완수하라는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날 최고위에서 “검찰개혁이 이번만은 이루어지기를 많은 국민이 바라고 있다”라며 “최근 교수와 종교인 등 수천 명씩이 검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을 직접 들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