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올해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연말 배당을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배당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올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당 50원을 배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주당 배당금 100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해 주당 배당금 30원보다 66.7% 증가하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그동안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으로 꼽혔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주당 30원을 배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한화생명이 실적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화생명 배당규모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810억 원에서 2370억 원가량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보다 57~106% 증가하는 것이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일 금융업종 배당과 관련해 “주당 배당금 증가율은 한화생명이 가장 높을 것”이라며 “올해는 실적이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주당 배당금도 실적 회복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른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이 올해 배당을 할지도 주목된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손실 691억 원을 거두며 배당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손해보험은 사업비 절감 등 내실을 다지며 올해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3분기까지 순이익 911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증가한 것이다.
한화손해보험은 2018년 순이익 823억 원을 거뒀는데 당시 주당 130원씩 152억 원 규모로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한화손해보험은 2일 영업 강화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PC(고객·상품·판매채널)전략실을 새로 만들고 기업보험본부를 확대했다.
한화손해보험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면서 주가도 2019년 5월 수준을 회복했다. 한화손해보험 주가는 올해 3월19일 1천 원(종가 965원)을 밑돌기도 했지만 12월3일 종가 기준으로 4350원에 이르렀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힘이 올해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사주 취득 등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벌이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연말 배당이 사실상 유일한 주주환원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생명은 2015년 이후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한화손해보험은 자사주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준비 등을 고려하면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사내유보와 배당을 두고 고민이 깊을 수 있다.
한화생명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당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며 “대·내외여건이 허락하는 데 따라 배당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