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초 하나금융지주 다음 회장을 선정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장후보 추천위원회가 발표할 후보자군(롱리스트)를 놓고 시선이 몰리고 있다.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윤성복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 박원구 서울대학교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장, 김홍진 전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 양동훈 동국대학교 교수, 허윤 서강대학교 교수,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현재 신한DS) 사장 등 사외이사 8명으로 꾸려졌다.
윤원복 부회장, 박원구 교수, 차은영 교수 등 3명은 2018년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여했었고 나머지 5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후보자군으로 내부인사와 외부인사를 더해 20명가량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인사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 이은형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김정태 회장이 두 번째 연임을 할 당시 후보자군에는 내부인사 8명, 외부인사 19명이 포함됐다.
내년 초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하나금융지주와 금융당국 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하나금융지주 안팎에서 김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후보로 꼽히는 함 부회장이 채용비리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해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함 부회장은 17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제재를 놓고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2018년 8월 시작된 채용비리 관련 함 부회장의 재판은 2년 넘게 1심이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은 앞서 2018년 1월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군에 포함된 김 회장과 함 부회장(당시 KEB하나은행장) 등이 채용비리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회장 선임절차를 미룰 것을 권고했다.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도 “권고를 받아들이는 여부는 하나금융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금융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고 어떤 경우에도 간섭받으면 안 된다는 잘못된 우월의식에 젖은 사람이 있다면 생각을 빨리 고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를 압박하는 데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18년 1월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는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를 통해 예정대로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했고 김 회장을 최종후보로 결정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2018년 때처럼 각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코로나19 금융지원,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과 관련해 금융지주의 역할이 큰 만큼 민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입을 자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에서 부패한 지주 회장 연임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자 “(금융위가 개입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금융위나 금감원이 지주 회장을 지정하라면 또 못할 게 없지만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주주와 이사회에서 하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후보자군(롱리스트)의 심층 평가뿐 아니라 평판 조회를 통해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을 선정한 뒤 심층 인터뷰 및 프레젠테이션(PT)을 거쳐 다음 회장후보를 확정한다.
2018년 김 회장이 두 번째 연임을 할 당시에는 1월4일 회장 후보자군을, 1월16일 최종후보자군(숏리스트)을 선정했으며 1월22일 최종후보를 확정했다.
2015년에는 2월6일 후보자군을, 2월16일 최종 후보자군을 선정했으며 2월24일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