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오픈뱅킹 시행을 앞두고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잡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들은 유튜브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와 조직문화 유연화 등을 시도하며 젊은층 잡기에 나섰다.
▲ KB저축은행이 11월 진행한 e스포츠 부서별 대항전 '키위뱅크 리그'에 참가한 팀원들의 모습. < KB저축은행 > |
OK저축은행은 OK를 돌려 세운 모양을 따 '읏맨' 채널을 개설하고 무빙툰, 읏맨송, 패러디 등 B급 유머 중심의 콘텐츠를 올리며 디지털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1일 기준으로 읏맨의 구독자 수는 29만3천 명에 이른다.
자산순위 1위인 SBI저축은행도 유튜브를 활용한 브랜드 광고에 뛰어들었다. 유튜브 예능, 웹예능 형식을 띤 중금리 상품 광고들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11월 말에 게재한 여성우대 중금리상품 관련 동영상은 현재 조회 수 90만 회를 넘어섰다.
이 밖에 페퍼저축은행은 대학생 크리에이터 '핫페퍼스' 모집하고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영상 콘텐츠는 페퍼저축은행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의 주요고객은 중장년층과 고령층 등으로 시중은행의 주요고객과 비교해 연령층이 높다.
그러나 디지털을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고 오픈뱅킹 시행으로 젊은 고객 유입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젊은층 고객 선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홍보 뿐 아니라 조직 내부적으로 역동적이고 젊은 문화를 확산시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KB저축은행이 최근 열었던 사내 e스포츠 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KB저축은행은 11월9일 e스포츠 부서별 대항전인 키위뱅크 리그를 2주 동안 진행하고 유튜브를 통해 경기를 생중계했다.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최근 코로나19로 각종 대내외 행사가 어려운 가운데 이번 'e스포츠 데이'를 통해 하나된 조직문화를 경험한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수평적 소통과 함께 직원들의 디지털 마인드 전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저축은행업계가 오픈뱅킹에 참여하게 된다면 디지털을 활용한 고객유치 기회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는 2021년 3월 말 오픈뱅킹 시행을 목표로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의 송금 및 결제망을 표준화하고 개방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다.
하나의 앱으로 대부분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만큼 고객 이동도 수월해지는 만큼 저축은행으로 유입되는 신규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오픈뱅킹시대를 대비해 자체플랫폼을 강화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11월 모바일 은행플랫폼 '사이다뱅크'의 기능을 확장한 '사이다뱅크 2.0'을 출시했다.
6월에는 네이버페이와 사이다뱅크 계좌를 연계해 간편결제서비스를 제공했다.
2019년 출시된 사이다뱅크는 10월 말 기준 고객 6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저축은행 거래경험이 없는 첫 거래고객이 전체 95%를 차지하는 등 20대에서 40대를 중심으로 신규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은 2분기 총자산 10조 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이 자산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다.
발빠르게 디지털 전환에 나섰던 웰컴저축은행은 현재 '웰컴디지털뱅크3.0' 출시를 위한 준비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2018년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모바일금융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를 출시한 뒤 2019년 웰컴디지털뱅크2.0을 새로 내놨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내려받기 190만 건을 달성했으며 비대면 예금자산도 1조 원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