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이 패션사업의 전면에 나섰다.

삼성그룹 오너 3세 가운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등기임원까지 맡아 경영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서현 사장도 이런 모습까지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책임경영 보여주나  
▲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사업부문장 사장.
이 사장은 앞으로 삼성물산에서 상사부문과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해 패션부문의 실적회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으로 선임한다고 1일 밝혔다.

윤주화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이 사장이 패션부문을 명실상부하게 총괄하게 됐다.

이 사장은 이번에 그동안 겸직하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직책을 떼냈다. 제일기획은 임대기 대표이사 사장과 이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 공동으로 경영하는 체제로 바뀌게 됐다.

삼성그룹 패션부문은 이 사장이 ‘원톱 체제’로 본격적으로 경영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패션부문 매출을 지난해 1조9천억 원에서 2020년 10조 원으로 5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사장이 패션부문의 전면에 나서면서 오너 3세로서 삼성물산 내부에서 상사부문과 시너지를 내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부진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이 전면에 나서 향후 실적이 더욱 주목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1조2040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5% 줄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249억 원을 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사업부문에서 특히 패션부문은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적자를 냈다”고 실망감을 보였다.

이 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국내에서 해외브랜드 유니클로와 자라, H&M는 물론이고 이랜드 스파오(SPAO)에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상반기에 중국에서 현지매장을 내려던 계획을 내년 하반기로 미뤘다. 대신 아웃도어 브랜드 ‘빈폴아웃도어’를 중국 현지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빈폴과 구호 이후로 눈에 띄는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패션업계의 거부할 수 없는 흐름 가운데 하나인 SPA브랜드를 차별화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