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이 기업금융(IB)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체질을 개선하는 데 순조롭게 성과를 내면서 신한금융그룹 중장기 사업전략에서 핵심 계열사로 입지를 키우고 있다.
허영택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투자금융과 벤처투자 등으로 기업금융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을 중심으로 벤처투자 등 혁신금융분야와 비은행부문 수익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적 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리는 그룹 수익원 다각화에 더욱 힘을 실으면서 신한캐피탈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신한캐피탈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13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1% 늘리며 신한금융그룹이 은행계열사에 실적 의존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신한금융이 신한캐피탈을 기업금융 전문회사로 바꿔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한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등 자본시장 영역에서 외연 확장을 통한 수익 창출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금융을 기반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캐피탈 기업금융사업 강화를 주도한
허영택 사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 사장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글로벌 투자금융사업과 벤처투자사업 확대에 신한금융그룹 차원 지원이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최근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 사업라인 재편 과정에서 신한캐피탈이 자동차금융과 소매금융 등 자산을 모두 신한카드에 매각하고 기업금융분야에 집중하도록 하는 조직개편을 주도했다.
신한캐피탈은 이를 통해 기업금융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자산 매각을 통한 재원도 수천억 원 규모로 확보하게 돼 투자를 확대하거나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신한금융은 최근 벤처캐피털기업 네오플럭스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며 신한캐피탈 등 계열사와 벤처투자 등 모험자본 영역에서 시너지도 낼 수 있도록 했다.
네오플럭스가 발굴한 유망 신생기업에 신한캐피탈이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신한캐피탈 기업금융사업 외형 확장과 신한금융그룹 수익원 다각화에 기여하도록 한 것이다.
허 사장은 지난해 신한캐피탈 사장에 오른 뒤 글로벌영업부를 신설해 해외 대체투자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벤처투자 관련된 부서도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업금융사업 강화에 힘썼다.
조용병 회장이 이런 노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신한캐피탈을 적극 지원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CEO 임기 3년을 대체로ㅗ 보장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한 만큼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 기업금융분야 육성 성과로 신한금융그룹 사업체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올해까지 2년의 임기를 마친 뒤 연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은 캐피털계열사 육성 전략을 두고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경쟁사와 상반되는 전략을 쓰고 있다.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 우리금융에 인수되는 아주캐피탈이 모두 자동차금융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반면 신한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서 벗어나 기업금융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만큼 신한캐피탈이 기업금융부문에서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허 사장은 과거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으면서 해외시장 대체투자 등 글로벌 투자금융사업에서 계열사들 사이 협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한캐피탈이 기업금융부문 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와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하는 등 시너지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