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인수금액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29일 이석희 사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인수금액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플래시 단품과 웨이퍼사업, 중국 다롄공장 등을 90억 달러에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20일 체결했다.
이를 두고 반도체업계에서는 10조 원 넘는 금액이 SK하이닉스에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향후 메모리반도체 증설 규모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 사장은 “90억 달러는 인텔이 가진 SSD 역량과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금액”이라며 “밸류에이션(회사 가치)은 적절하게 평가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도 SSD 제품이 있지만 인텔의 하이엔드(첨단) SSD까지 갖춰지면 앞으로 회사의 제품군이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 반도체기업 키옥시아에 투자한 4조 원가량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이 사장은 "키옥시아에 투자한 것은 단기적 성과를 노렸다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새로운 협력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뜻이었다"며 "올해 (키옥시아의) 기업공개(IPO)가 연기됐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를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성공한 배경을 두고 "이 정도 규모의 거래에는 당연히 최태원 회장님 역할이 크다"며 "인텔과 대화할 때 제가 그쪽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 때문에 신뢰가 생긴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10여 년 전까지 인텔에서 일했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사장은 "올해 말 완공하는 경기도 이천 M16 공장에 극자외선 장비를 설치하고 4세대 10나노급 D램에 첫 적용해 생산할 것"이라며 "극자외선 장비는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다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