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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 |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현대카드 매각설과 관련해 불편한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제네럴일렉트릭(GE)이 보유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지분 매각이 추진되면서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얼마 전부터 현대카드가 국내기업 두 곳과 투자논의를 한다는 신기한 기사가 돌더니 기정사실화되고 이제는 심지어 매각이 난항에 부딪혔다는 기사까지^^”라는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급한 일이 아니라서 올해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고 기초자료 하나 만든 적이 없는데 추측은 진도가 무척 빠르고 엉뚱하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정 부회장은 "기업 내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없으니 어느 정도 추측을 할 수 있지만 시작도 안 한 일을 두고 어떻게 스토리가 이렇게 발전을 할까?"라고 꼬집었다.
현대카드는 GE가 현대차그룹과 합작차원에서 사들인 지분 43%를 정리하기로 결정하면서 매각설에 휩싸였다.
GE는 현대차그룹과 10년 동안 유지해 온 합작이 종료됐고 금융사업을 축소하는 차원에서 현대카드 지분과 함께 현대캐피탈 지분 43.3%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캐피탈 지분만 되사들이고 현대카드 지분은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했다는 관측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7일 “이미 관련 공시에서 밝힌 내용 외에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19일 “현대캐피탈, GE캐피탈, 당사간 체결된 주주간계약서 관련하여 개정과 보완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과 일정, 지분인수 등은 현재 결정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그런데도 현대카드 지분 매각과 관련한 소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GE가 보유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지분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정태영 회장이 페이스북에서 언급한 국내기업 2곳은 NH농협금융이나 신세계그룹을 말한다. 투자금융업계에서 두 회사가 현대카드 지분인수를 제안받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캐피탈의 경우 자동차할부금융 등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판매와 직결된 부분이 많아 현대캐피탈 지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한다.
그러나 현대카드는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현대차그룹이 경영권까지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현대카드뿐 아니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카드회사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상황이다. 삼성카드도 최근 매각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현대카드 지분은 지난 6월30일 기준으로 현대차 36.96%, 기아차 11.48%, 현대커머셜 5.54%, GE 43.0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커머셜 지분 16.67%만 소유하고 현대카드 지분은 갖고 있지 않다.
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의 남편이다. 정 부회장은 1987년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과 기아차 등을 거쳐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금융부문을 맡아왔다.
정 부회장은 카드업계 CEO 가운데 유일한 오너 일가 경영인으로 현대카드사업에 대한 의지와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GE가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매각이 추진될 경우 정 부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