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한국공항이 코로나19 위기를 넘기 위해 제주민속촌을 비롯한 비주력사업을 매각할까?
26일 항공업계에서는 한국공항이 최근 추진했던 제주도 연동빌딩 매각작업이 실패하면서 차선책으로 제주민속촌을 비롯한 비주력사업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한국공항이 소유한 제주민속촌과 인천 남동구 세탁시설의 가치는 최소 5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공항은 2020년 상반기 제주민속촌과 세탁사업 등 부대사업에서 매출 103억 원을 거둬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2.6%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한국공항이 제주민속촌과 세탁사업 등 비주력사업을 매각해 자구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공항은 제주도 연동 304-22번지에 위치한 연동빌딩과 토지를 매각하려고 했으나 매수의향을 밝혔던 태극건설이 매입의사를 철회하면서 유동성 확보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공항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은 코로나19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의 주력사업은 항공기 유도와 견인, 화물과 승객 수화물 상하역, 항공기 내·외부청소 사업 등 지상조업 사업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이른다.
한국공항은 그동안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항공계열사의 지상조업 업무를 맡아 매년 매출 4천억 원 넘게 올려 대한항공의 알짜회사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운항하는 항공기 수가 크게 줄어들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한국공항은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611억 원, 영업손실 322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7.5% 줄었고 영업수지는 흑자(83억 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당좌비율(당좌자산/유동부채)도 2019년 2분기 406.07%에서 2020년 2분기 278.7%로 크게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당좌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지만 당좌비율이 127.37%포인트나 줄어든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공항의 모회사인 대한항공은 2020년 상반기 항공화물 운임이 늘어난 것을 계기로 화물사업에 집중해 영업이익을 냈지만 대한항공의 지상조업을 맡고 있는 한국공항 실적에 온기가 크게 미치지는 못했다.
일반적으로 지상조업사와 항공사 사이 계약이 6개월~1년 단위로 이뤄지므로 화물운임 상승의 수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 실시하고 있는 순환휴직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계속하고 자구책 마련을 계속해서 검토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 관계자는 “현재 전체 직원 3천명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800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차례를 나누어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며 “연동빌딩 매각이 무산되긴 했지만 앞으로 자구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