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데이터 기반 신사업을 키워 신한카드 실적에서 카드사업 의존을 낮추고 종합금융회사로 정체성을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구체화했다.
신한카드는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업종 기업 및 공공기관과 협력하며 데이터사업 '연합군'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5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서 내년 초 진행하는 마이데이터사업 인가를 앞두고 데이터기술을 활용하는 여러 서비스 출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이용자가 여러 금융회사에 분산된 금융정보나 건강기록 등 비금융정보를 원하는 기업에 제공해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신한카드의 주요 수익원으로 키워내 기업 정체성을 카드회사가 아닌 종합금융회사로 바꿔내겠다고 공언한
임영진 사장에게는 큰 기회이자 도전인 셈이다.
신한카드는 이미 모바일앱 자산관리서비스와 신용평가, 데이터 분석 컨설팅과 가공된 데이터 판매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분야에 뛰어들어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임 사장이 신한카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일찌감치 데이터사업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데이터 관련된 사업이 실질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은 결과다.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 신한카드가 이미 진행하고 있는 여러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시너지가 발생해 데이터사업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사장은 최근 신한카드 창립기념식에서 "카드와 금융업을 초월해 데이터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마이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미래 사업모델로 강조했다.
마이데이터 관련된 사업을 준비하는 금융회사 대부분이 기존 금융사업에 데이터 활용으로 시너지를 추진하는 것과 달리 임 사장은 데이터사업 자체를 새 수익원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임 사장은 데이터사업 성장을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신한카드와 빅데이터 공유 및 신사업 개발에 힘을 합칠 협력사를 끌어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마이데이터 시행에 맞춰 데이터 기반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려면 가능한 많은 영역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고 제공하는 서비스와 데이터상품 종류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한카드와 GS리테일이 맺은 데이터사업 협력이 임 사장의 노력에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신한카드는 GS리테일의 편의점 매출정보를 카드고객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와 결합해 분석하고 이를 맞춤형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가공된 데이터로 외부 고객사에 판매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GS리테일 외에 SK텔레콤, 부동산플랫폼 직방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은 물론 비자 등 해외기업과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도 최근 신한카드와 데이터사업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카드가 데이터사업 및 기술 관련한 경쟁력을 다방면으로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사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텔레콤은 신한카드와 통신 및 금융데이터를 결합해 국내 관광지 상권분석 데이터를 구축하기로 했고 비자는 신한카드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 컨설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한카드와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빅데이터 연구는 정책 개선을 위해 활용된다.
임 사장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신한카드 데이터사업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는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한카드가 실적을 대부분 의존하던 카드수수료와 대출이자 수익이 소비 위축과 정부 대출규제 등으로 악영향을 받으면서 실적을 개선하기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카드사 대부분이 비슷한 처지에 놓였지만 신한카드는 데이터사업에 경쟁사보다 일찍 뛰어들어 사업 영역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데이터사업으로 만회를 노릴 수 있다.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데이터 분석이 더 정교해지고 판매하는 데이터 종류도 늘어난다면 신한카드가 데이터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공산이 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 판매한 데이터 분석자료 가격은 1건당 최고 수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데이터시장이 성장하면 실적에 기여하는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