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범현대 가문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그동안 불편한 관계였던 범현대가 회사들이 서로에 대한 앙금을 털어내고 화합을 다지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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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또 현대그룹, 현대중공업 등 최근 경영난에 빠진 회사들에 대해 범현대가 차원의 지원책이 나올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범현대가는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24일 ‘고 정주영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등 범현대가 인사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안 제사를 제외하고 범현대가가 한자리에 함께 모이는 일은 매우 드물다.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으로 대표되는 범현대가는 ‘현대’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지만 그룹 계열 분리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불편한 관계가 됐다.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시숙부인 정상영 KCC명예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여 남남 같은 사이가 됐다. 현 회장은 또 정몽구 회장과 현대건설을 두고 인수경쟁을 벌였으며 시동인 정몽준 회장과 현대상선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갈등의 골이 깊었던지 2011년 3월 현정은 회장 장녀 정지이씨 결혼식 때 정몽구 회장은 축하화환만 보내고 결혼식장인 신라호텔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번 기념식에서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이 별도의 만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현대그룹은 최근 주력사인 현대상선 매각을 검토할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재계 일각에서 현대차그룹이 현대상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두 그룹 모두 인수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정부의 지원과 같은 ‘필요조건’만 충족된다면 실현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원을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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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을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9월과 11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317만주와 184만주를 사들였다.현대차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측의 요청에 따라 주식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범현대가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돕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도 현대그룹과 마찬가지로 최근 전 계열사가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범현대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정주영 명예회장이 일궈낸 기업을 다른 성씨의 사람에게 넘길 수 없다는 공감대를 서로 품고 있다”며 “현대 계열의 기업들이 경영난에 빠져 정씨가 아닌 다른 성씨에게 매각 대상이 될 경우 우선 범현대가에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