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10대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26~27일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핵심계열사인 LG전자가 부진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인사폭이 주목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26~27일 이틀 동안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한다. LG전자와 LG화학은 26일, LG디스플레이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27일 순차적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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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올해 임원인사를 두고 대규모 인적쇄신이 있을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이번 연말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LG전자다. 최근 실적부진에 따른 위기의식이 LG그룹 어느 계열사보다 높은 상황이다.
LG전자 모바일사업부는 2분기에 영업이익 2억 원을 낸 뒤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섰다.
TV사업부도 3분기에 영업이익 370억 원을 거둬 흑자로 전환됐지만 2분기에는 영업손실 827억 원을 보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모바일사업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LG그룹이 내세우는 올레드 TV 시장도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면서 LG전자 내부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인사에 이런 위기감이 일정 정도 반영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이번 연말인사에서 신사업 구조에 맞게 인사 재편이 이뤄지는 수준에서 그치고 대대적인 인사를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LG전자를 총괄하는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일각에서 구 부회장이 지주사 LG나 LG상사로 이동해 신사업을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거취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사업구조 개편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오너 일가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경우 주요 사업부별 인사가 지난해 말에 있었던 데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에너지 사업과 자동차부품 사업을 LG전자가 담당하고 있는 점도 구 부회장의 유임을 점치게 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과 TV 사업을 맡고 있는 권봉석 HE사업본부장(부사장)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 모두 올해 초 임명돼 1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연말인사에서 일부 인력재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LG그룹이 전반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 시점이어서 지휘라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연말인사에서 LG전자 MC사업본부 인력의 20% 정도가 자동차부품 등 신사업으로 재배치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오너 일가에서도 승진 등 별다른 인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상무는 지난해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