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4차산업혁명시대 ‘디지털기업’으로 변신에 힘을 싣기 위해 그룹 경영진의 세대교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8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LS그룹은 세계적 친환경에너지 정책, 5G시대 본격화에 따른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등의 도입 확산으로 새로운 경영환경과 사업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이런 외부 사업환경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LS그룹의 내부에서부터 체질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전통적 제조기업의 성격을 벗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에너지기술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각 계열사에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구자열 회장은 사업체질 바꾸기와 함께 인적쇄신에 다시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의 사업은 전선(LS전선, LS아이앤디, 가온전선 등), 비철(LS니꼬동제련, LS메탈 등), 전력·산업기기·기계(LS일렉트릭, LS엠트론 등), 에너지(E1, 예스코홀딩스 등)로 크게 구분된다.
구자열 회장이 총수를 맡고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이 사촌경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구자열 회장은 인적쇄신을 위해 2020년도 임원인사에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 구동휘 LS 전무,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 등 오너3세들을 나란히 승진시키며 ‘세대교체’의 포석을 깔았다.
LS그룹은 당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오너3세 경영’의 닻을 올렸는데 구본혁 부사장이 “경영수업이 더 필요하다”며 물러서면서 본격적 세대교체는 잠시 유보됐다.
재계와 시장에서는 구본혁 부사장이 올해 연말인사에서 다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LS그룹이 조직혁신에 힘을 싣고 있고 애초 구 부사장이 대표 자리를 자진사퇴한 이유가 준비시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구 부사장은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를 사양한 뒤 미래사업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업무를 이끌어왔다.
동시에 예스코홀딩스 주식을 사들여 회사 지배력을 높이는 등 경영승계를 위한 발판을 다져왔다. 구 부사장은 올해 초 예스코홀딩스 지분율이 0.01%에 불과했지만 9월18일 기준 지분율이 0.39%로 높아졌다.
예스코홀딩스는 현재
구자열 회장의 사촌인 구자철 회장이 이끌고 있다. 구자철 회장은 앞서 2019년 11월 구본혁 부사장에게 대표이사를 받아들이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스코홀딩스는 LS그룹의 에너지사업 계열사로 천연가스(LPG)를 도입·운반·공급하는 도시가스사업을 운영하는 예스코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제조 등 종합건설사업을 하는 한성피씨건설 등을 아래에 두고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최근 국내외 친환경에너지시장이 개화하는 데 따라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에 힘을 실으며 새 성장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자재사업을 키워 도시가스사업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2020년 상반기 기준 여전히 도시가스사업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부사장. |
구 부사장은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구자명 회장은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형이다.
LS그룹 오너3세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제일 먼저 임원으로 승진했다.
LS전선, LS 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지원본부장과 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고 LS니꼬동제련 사업본부장을 맡아 호주와 캐나다 광산기업들과 대규모 계약을 주도하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구 부사장은 1977년 태어나 국민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LA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LS전선에 입사하면서 그룹 경영에 발을 들였다.
구자열 회장은 2020년 LS그룹 신년사에서 “미래혁신을 위해 추진해온 디지털전환 작업은 준비운동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할 때가 됐다”며 “디지털 기업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그룹 성과공유회와 신임임원들과 자리 등에서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구 회장은 2018년 “4차산업혁명시기에는 전략 수립보다 운영의 민첩성과 서비스의 차별화가 중요하다”며 “최고기술책임자(CTO)들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도 스마트한 사고로 전환하고 이를 조직에 전파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