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조만간 다음 KB국민은행장 인사를 위한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연다. 추천위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허 은행장의 임기가 11월20일 끝나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허 은행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 안팎에서는 허 은행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제치고 순이익 1위를 되찾은 데다 부실 사모펀드 사태를 피하면서 리스크관리 능력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윤 회장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고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허 은행장이 기존 관행대로 주어지던 3년(2년+1년) 임기를 모두 마쳤다는 점은 변수지만 연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허 행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면 금융권의 관심은 이동철 사장의 거취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군에 윤종규 회장, 허 행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면서 ‘포스트 윤종규’로 유력하게 떠올랐다.
이 사장은 2018년 1월 취임해 3년째 KB국민카드를 이끌고 있다. 이 사장도 12월 말이면 허 행장과 마찬가지로 3년(2+1)을 모두 채운다. 이 사장의 거취를 놓고는 KB국민은행장에 오를 가능성, 유임할 가능성, KB금융지주 부회장이나 사장에 오를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허 행장이 예상대로 연임에 성공하면 이 사장이 KB금융지주로 이동해 부회장이나 사장을 맡을 수도 있다. 현재 KB금융지주에는 부회장이나 사장이 없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김옥찬 전 사장이 있었으나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면서 사장 자리를 없앴다.
다만 부회장이라는 직급은 회장에 이어 2인자라는 인상을 주는 만큼 부회장보다는 사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사장이 1년 더 KB국민카드를 이끌 수도 있다.
KB국민카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KB증권, KB손해보험과 비교해 순이익 기여도도 낮고 존재감도 크지 않았지만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냈고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카드와 점유율 2위를 다투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앞으로 마이데이터나 KB페이 등 KB국민카드의 역할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무의 연속성이나 전문성 측면에서 이 사장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사장은 2011년 KB국민카드가 은행에서 분사한 뒤 가장 오랜 기간 KB국민카드를 이끌고 있는데 1년 더 임기를 지내면 다시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KB국민카드는 출범 이후 10년 동안 최기의 전 사장, 심재오 전 사장, 김덕수 전 사장, 윤웅원 전 사장에 이어 이동철 사장까지 모두 5명의 사장을 맞았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 임기를 지낸 사람은 3년을 다 채워가는 이 사장을 제외하면 초대 사장인 최기의 전 사장(2년4개월)이다.
보통 금융지주에서 카드사는 금융지주 부사장이나 은행 부행장이 와서 2년 정도만 머무르는 등 다음 자리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여겨졌는데 이 사장이 재연임에 성공하면 이런 인식도 어느 정도는 바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허 행장이 KB금융지주 사장이나 부회장에 오르고 이 사장이 KB국민은행장에 오를 가능성 역시 열려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몰린다. 손해보험업계의 업황 악화,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 KB생명보험 등 KB금융그룹에서 보험 계열사들의 역할이 한층 확대되고 있는 점, 보험업이 금융권의 다른 업권보다 경험이나 연륜, 전문성이나 장기적 안목 등이 중시된다는 점 등을 볼 때 KB손해보험을 계속 이끌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