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 형제 사이 경영권 다툼이 곧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식 부회장은 이날 서울가정법원에 큰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을 대상으로 낸 성년후견 개시 심판과 관련해 ‘참가인’ 신청을 냈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성년후견 심판에 참가인 신청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성년후견 개시 심판이 청구되면 피고인의 가족들은 ‘관계인’ 자격을 부여받는데 따로 ‘참가인’ 신청을 하면 ‘청구인’과 사실상 동등한 자격으로 재판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조 부회장이 8월26일 공식 입장을 내고 성년후견 개시 심판절차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고 한 달 만으로 재계와 시장의 예상대로 동생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 경영권 분쟁까지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 부회장측은 “구체적 입장은 향후 성년후견 절차를 진행하면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법원이 조양래 회장의 건강을 두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조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량을 넘긴 조양래 회장의 결정에 효력이 없다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조현범 사장은 올해 6월 조양래 회장의 지분 전량을 확보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애초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은 각각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맡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19.32%, 19.32%로 비슷하게 나눠 들고 있었는데 조양래 회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조현범 사장에게 넘기면서 형제 사이 팽팽한 균형도 깨졌다.

이에 조 부회장이 승계구도에 반기를 들 수도 있다는 시선이 재계와 업계에서 나왔다.

큰누나인 조희경 이사장과 조양래 회장의 둘째딸인 조희원씨의 움직임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애초 두 사람이 조현식 부회장과 연합전선을 꾸리고 조현범 사장의 대척점에 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아직 세 사람은 공개적으로는 연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현범 사장은 9월 말 서울가정법원에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는 데 정확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는다. 한정후견에 반대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